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봄유정 Oct 10. 2019

디베이트가 뭔가요? 새로운 다이어트인가요?

* 토의, 토론, 그리고 디베이트

디베이트라는 단어를 들어봤나요? 생소하죠? 

"다이어트랑 비슷한 단어 같아요. 네 글자로 된 영어단어고요, '디귿'으로 시작해서 '트'로 끝난다는 것이 같으니까요." 

정말 창의적인 답변이네요. 꽤 그럴듯한 근거도 있고 말이에요. 

"왠지 컴퓨터랑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아마 '바이트'라는 단어가 생각났나 보네요. 메가바이트, 기가바이트와 비슷한 디베이트. 


디베이트가 뭔지에 대해 설명하려면 토의와 토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토의와 토론은 무엇일까요? 둘은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토의는 해결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그중에 제일 괜찮은 걸 고르는 거고요, 토론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거예요."

"둘 다 생각을 말하는 거 아니에요?"

맞아요. 둘 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말하기'의 형태예요. 토의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각자의 의견을 내고 협의하여 의견을 일치시키거나 결정을 하는 활동, 토론은 찬반으로 나뉘는 주제에 대하여 각자의 의견을 내세워 그것의 정당함을 논하되 의견의 일치나 결정은 하지 않는 활동이에요. 토의보다 토론은 시간제한이나 형식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고 양 팀이 주장을 내세우고 상대의 주장에 반박하는 과정이 마치 스포츠 경기 같은 분위기를 띄워요. 


학교에서 토의나 토론을 언제 경험해 봤나요?

"학급회의 때요~ 그때 토의를 해봤어요."

"수업시간에 토론해 본 적 있어요."

학급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동의한 의견으로 결정을 하게 되죠. 학급회의에서는 주로 어떤 안건이 나오나요? 최근에 어떤 문제가 회의 주제였어요?

"교실을 깨끗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다양한 의견이 나왔겠군요. 

"쉬는 시간마다 자기 주변의 쓰레기를 줍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책상마다 개인 쓰레기통을 달자고 의견을 냈는데, 뽑히지 않았어요."

"그건 너무 말이 안 되는 거였잖아~"

각자 의견을 이야기하고 이유를 들어 말을 했지만 동의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아 속상했겠군요. 의견을 낸 친구는 친구들을 설득하기 위해 더 많은 이유와 근거를 들어 이야기했을 테고, 다른 친구들은 그 의견, 해결 방법이 왜 적절하지 않은지를 이야기했을 테죠. 여러분은 몰랐겠지만 토의와 토론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겁니다. 의견을 나누는 과정과 설득의 과정이 함께 일어났던 거죠.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와 나누는 일상의 대화는 늘 토의와 토론을 왔다 갔다 해요.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졌을 때는 기분이 좋지만 그러지 못했을 때는 실망하거나 섭섭해하기도 하지요. 토론을 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고 흥분해서 싸움이 되기도 해요.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일은 참 어려워요. 그래서 서로가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고 듣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아주 중요해요. 디베이트를 통해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야 하는 이유

토론과 디베이트는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입장을 나눈다는 점에서 같아요. 서로 의견이 상반되는 양 팀으로 나눈다는 것, 대립한다는 것이 '경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지요. 그래서 한동안 '비경쟁 토론'이라는 자유로운 형식의 말하기가 유행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토론에 경쟁, 비경쟁의 수식어를 붙이는 건 의미가 없어요. 토론 자체가 의견에 다름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경쟁, 비경쟁을 말하는 것은 승부를 다루는 스포츠 경기일 때 적용 가능하죠. 토론도 스포츠 경기 같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지만 반드시 이기기 위한 과정은 아니에요. 토론 대회라면 이기는 게 목적이 되겠지만 평상시에 우리가 접하는 토론, 여러분이 배우는 토론은 그게 목적이 아닙니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상대의 주장을 들으면서 서로 동의하는 부분을 지워나가고 절대로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내는 과정이에요. 그렇게 서로에게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이 토론이에요. 서로 논쟁하는 중심이 되는 내용을 '쟁점'이라고 하는데, 그 쟁점을 찾는 일이 바로 토론이지요. 갈등이 격해지는 지점을 찾아내고 그 사이를 조금씩 좁혀나가는 것. 그것이 토론의 목적입니다. 


평소 여러분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되는 문제가 있나요? 가볍고 쉽지만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요.

"깻잎 논쟁이요~"

"민초 반민초요~"

"파인애플 피자요~"

"탕수육 부먹 찍먹이요~"

논란거리가 끝도 없네요~ 좋아요. 그러면 그중에 한 가지 주제로 토론과 디베이트의 차이점을 알아볼까요? 

이전 01화 Debate-based Learning을 소개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