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볼일 외에 웬만해서는 나가지를 않는다.
똑떨어진 쓰레기봉투 사러 나가는 것조차 싫었다.
집에 들어오는 길에 10리터 봉투 두 묶음만 사다 달라고
아들에게 부탁했다.
어랍쇼?
흰색이 아니라 뻘건 색이다.
올해부터 바뀌었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옆동네 쓰봉이다.
시간이 안된다는 아들 대신 교환하러 나섰다가
본인 카드가 필요하대서 허탕을 쳤다.
그럴 수 있다.
스무 살이라도 집 앞에서만 쓰봉을 사봤다면
동네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
그럴 수 있다.
집콕 중인 엄마의 근손실이 걱정됐다면
일부러 다른 동네 걸 사 왔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