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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Oct 24. 2019

D-100 프로젝트
< D-66 >

사람은 '언젠가' 죽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죽을 수 있다.( 키키 키린 )               

100일 후에 죽는다고 생각하고 살면 하루가, 세상이 달라 보일 것이다.


또 큰아이 학교 일정...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하는 독서토론이 있었다. 정작 내 아이는 고3이라 참여 안 하지만 학부모회 임원으로 반드시 참서해야 하는 자리.


< '역사에서 배우기' 인문학 프로그램> 일정 중 첫 번째 시간으로,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라는 책을 읽고 자유토론을 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두 번째 시간으로 나눔의 집을 방문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3년 전인 2016년 9월이 생각났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큰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위안부 할머니를 잊지 말자는 의미의 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9월 어느 수요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석하고자 체험학습을 신청하였는데, 학교에서 탐탁지 않아했다. 내가 보호자로 인솔하기로 약속한 후에야 학교장 허가가 떨어졌다.

큰아이를 포함한 네 명의 아이와 수요집회에 참석한 직 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으로 향했다. 특별히 설명해 주지 않아도 그네들 스스로 살펴보고 개탄스러워했다.

체험학습 한 달 뒤 동아리 축제에서 부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선생님들과의 갈등이 있었다. 부스 설치 자체를 꺼려하기도 했고 전시물에 대한 사전 체크도(검열이라고 해도 좋을...) 있었다. 한창 반항기 짙은 시기의 아이들은 부당함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다행히 부스 개설과 희움 팔찌 판매까지 모두 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그날의 기억은 찝찝하다.


아이들을 저지했던 건 선생님들의 자발적 의사였을까? 아니면 어떤 크고 높으신 곳에서 내려온 지침이었을까?

오늘과 같은 학교 행사는 3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행사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여기서 떠오르는 의문점 하나... 오늘의 행사는 학교 자체의 자발적 행사일까, 아니면 이 역시 어디선가 내려온 지침일까? 작년에도 있었던 행사인데, 그렇다면  정권의 성향이 바뀌면 다시 없어지는 행사는 아닐까?


주변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늘 당하기만 하던 나라.

그들의 이해득실에 따른 역사왜곡의 중심에 서있는 나라.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의 역사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제국주의에 맞서 30여 년을 꾸준히 항거한 나라는 없다고 한다. 과거엔 힘없고 무지하여, 또는 백성을 무지하게 만든 위정자들에 의하여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었지만...

잘못 봤다.  

'독도, 위안부, 동북공정, 야스쿠니 신사, 약탈 문화재 반환,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의 역사'등의 주제에 대해 토론하던 학생들의 진지함, 성숙함, 숙연함. 그것만으로도 게임은 끝났다.


비열하고 치졸하게 광고 문구 하나 슬쩍 바꿔, 제맘대로 안 되는 한국을 향해 소심한 복수를 하려고 했나 본데...

게임은 끝났다...


정권이든 뭐든 바뀌어 역사바로알기 행사가 없어진다해도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아니기에...게임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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