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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Nov 16. 2019

오래가는 공부력, 오래가는 코치

"오래가~~"

요즘 아이들이 커플이 된 친구에게 하는 말이다. "예쁜 사랑 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듯...


이 말을 모두에게 하고 싶다. 

"여러분~~ 오래가세요~~~"

엥? 뜬금없이 뭘 오래가란 얘기지?

삶과 그 삶을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 고민에 대한 질문과 답 찾기를 소홀히 하지 말것이며, 질문과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세상과 열심히 소통하기를 바란다. 언제까지? 죽을 때까지...

그러한 과정을 나는 "오래가는 공부력"이라고 칭하고 싶다.

학창 시절 시험 직전, 교과서와 문제집을 중심으로 달달 외우고 문제 풀이하고 답을 맞히던 방식의 공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밤낮으로 집, 학교, 도서관을 반복하며 대학 합격과 취업성공의 행운을 누리는 도구적 관점의 공부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누구지? 왜 이렇게 행동하지?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자신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해서, "오늘 뭐 먹지? 왜 그걸 먹어야 하지?"등등의 소소한 질문을 거쳐, "나라가 왜 이리 시끄럽지? 난 왜 세상일에 관심이 없지? 관심이 생겼는데 어디서 알아보지?" 등 시야를 좀 더확장해서 질문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의문, 질문이 생겼다면 스스로 궁리를 하고, 궁리를 해도 답이 안 찾아진다면 타인과, 세상과 소통하며 답을 찾아봐야 한다. 답을 못 찾겠다고 상심하지 말 것.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것이다. 깊어지면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관대함도 쌓이고 결국, 타인과의 소통도 조금 더 원활 해질것이다.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 세상에 대한 이해가 쌓이면 그게 바로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즉, 오래가는 공부력은 행복한 삶을 가져다줄 것이다.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오래가~"

"무엇이?" 

"처음의 마음이..."

디베이트 코치의 삶을 살면서 가장 절망적인 순간이 언제였을까? 디베이트가 자신의 생각과는 안 맞는다며 중도에 포기한 성인 학생을 만났을 때? 그럴 수 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주제 분석이 쉽지 않은 어려운 주제를 접했을 때? 열심히 파면 어려운 주제는 없다. 

수업시간을 초토화시키는 아이를 만났을 때? 전에도 말했듯이, 관심받고 싶은 아이이다. 관심을 주면 조력자가 된다.

수업 준비시간까지 합하면 최저시급을 한참 밑도는 직업이라고 느꼈을 때?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 일도 못한다. 시간당 페이가 꽤 괜찮은데? 라며 좋은 것만 생각해야 한다.


가장 절망적이었던 때는, 

디베이트 코치답지 않은 디베이트 코치들을 봤을 때였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고 그렇게 잔소리하면서 정작 본인은 타인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코치. 아이들의 말만 듣다 보니 말하는 게 고팠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상대방의 입장과 나의 입장 차를 이해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한 과정이 디베이트라고 설명하면서, 의견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코치. 그 주제에 대해서는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자만감인가?

디베이트 수업에서 다루는 다양한 주제들로 민주시민, 세계시민이 갖춰야 할 덕목, 가치들에 대해 가르치면서, 자신이 보이는 삶의 태도는 그러지 아니한 코치. 답은 알지만 현실의 삶은 또 다르다는 것인가? 내로남불...


이미 나도 그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가 되고 싶은 코치는, 아니 죽을 때까지의 목표는

"디베이트 하더니 말이 더 안 통하네?"

"디베이트 가르치는 사람이 왜 저래?"라는 말을 안 듣는 것이다.

그러려면 오래도록 고민하고 질문하고 소통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오래가는 공부력'을 갖고 '오래가는 코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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