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피카추 브라질
“ 오늘은 각자 동화책을 읽고 이야기해 볼 거야.”
각자가 읽을 동화책을 가지고 오라고 하자, 막내부터 자신이 만든 책이 있다며 들고 온다. 두 오빠는 “그래, 그게 제일 얇아.”라고 킥킥거리며 자신들이 만든 책을 가지고 왔다. 동화책을 만든 것을 칭찬하고, 책 소개를 해 달라고 하였다.
각자 자신이 만든 책의 표지를 보여주고 내용을 읽어주었다.
셋째 <레인보우 유니콘의 모험>
표지가 무지갯빛으로 화려했다. 이야기 속 유니콘은 소원을 들어주는 꽃을 발견하고 기뻐하지만, 그 꽃을 자신에게 쓰지 않고 우연히 만난 어려운 아이에게 준다는 내용이다. 셋째의 마음속에 따뜻함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했다.
둘째 <피카추의 모험>
표정이 귀여운 노란색 피카추가 그려져 있는 표지를 펼치고, 영어로 읽는데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 된다. 영어도 서툰 데다가 포켓몬의 세계는 내가 전혀 알 수 없는 이야기이다. 설명을 부탁하자
“피카추가 여러 몬스터랑 싸우고, 계속 이겨요.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주제예요.”
이 아이는 언제나 용기와 힘이 넘친다.
첫째 < 브라질 월드컵 승리>
“2002년,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을 때의 이야기예요.”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으로, 브라질이 일곱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내용과 당시 유명했던 선수들의 이름이 책에 등장했다. 축구를 무척 좋아하는지, 태어나기 전의 월드컵에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놀라웠다.
“할머니, 그때 한국이 4등 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비로소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었던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떠올랐다. 그때 두바이에서 함께 지내던 이탈리아 친구가 자기 나라가 한국에 졌다며 한동안 나에게 말을 걸지 않던 일도 생각나,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른 사람이 쓴 동화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려고 했던 우리의 계획은 어느새 아이들이 직접 만든 동화책 이야기를 듣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대단한 우리 손자들이라고 생각하며 감격해서 어떻게 그렇게 잘 만들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림이랑 글은 미드저니랑 챗GPT가 해줬어요!
저희는 주제만 골랐어요.”라며 태연하게 웃었다.
“오래 안 걸려요, 쉬워요!”
“쉬웠다고?”
나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시간을 줄 테니 자기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 보라고 하였다. 챗GPT나 다른 AI를 사용해도 좋다고 하였다. 다음은 30분 후에 결과물이다.
이런 주제를 골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읽어본다. 참 옳고 좋은 이야기이다. 자신에게 필요했던 내용을 쓴 것 같은데, 이 글을 읽고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먼저 만든 동화는 피카추가 몬스터와 싸우더니, 이제는 형과 싸운 이야기다. 둘째는 둘째다, 전투력이 뛰어나다. 앞으로 그 상대가 무엇이 될지 궁금하다. 우주 탐험을 상대로 싸우면 좋겠다.
끝까지 아!이!돌! 드라마 한 편을 본 듯도 한데, 질문이 단순했는지 다른 사람과의 갈등은 없는 내용이다. 어쨌든 해피 엔딩이라 다행이다.
오늘의 정리
좋은 도구 AI를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사용하며 살아갈 것인지 궁금하다.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이 연재를 마치려고 한다. 2025년 한 해를 아이들과 건강한 대화를 하며 지낸 것이 감사하다. 아이들과의 대화는 계속되겠지만 연재하는 부담은 없어질 것이다.
에필로그는 아이들에게 부탁을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