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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ㅈluck Mar 27. 2022

1. 내 이름은 '과장님'이 아니다

주임, 대리, 과장은 내 가치를 결정하지 못한다

한 대리 정도까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명함 속에 있는 '대리'라는 직급이 뿌듯하다


어디 많이 쓰는 건 아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명함 속 '대리'라는 직함이, 어느 행사에 가면 OOO 대리라고 쓰여 있는 내 명찰이 내가 회사/사회에서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던 적이 있다. 사진도 찍고!


근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가끔 거래하는 회사에서 직함을 물어보시면 그냥 '팀원' 혹은 '담당자'라고 불러달라고 말씀드린다. (실제로 내가 재직 중인 회사는 직급이 없기도 하고 그거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

왜 나는 이렇게 변했을까?


일단,

첫째, 내 직급과 상관없이 나는 충분히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옛날에는 그런 게 있었던 것 같다. 그 '대리', '선임'이란 이름이 내가 직장생활에서 한 노력과 결과, 이를 통해 받은 인정이라고 생각했다. 

나 대리야 = 나 이렇게 일 잘해~ 

이 또한 나만 이렇게 생각했을 수 있긴 한데;; 나는 그랬다. 저 직급이 없으면 내가 꼭 일을 못하는 것처럼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 그냥 이 일의 담당자야.
직급/직책 특별히 없는데, 그래도 내 분야에 대해서는 일 곧 잘해! 

이름 없어도 나는 내 일에 대해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저 보이는 네이밍이 별로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둘째, 나는 평생 직장인이 아니다. 이런 이름 없어도 나는 충분히 가치 있다. 사회 초년생 때는 평생직장 다닐 것처럼, 회사에서 인정받고 승진하고 이런 게 엄청나게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가치처럼 여겨질 때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 생각은 다르다.

나는 평생 직장인, 그래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근데 직장인 아니어도 내 삶은 가치가 있고, 직장을 그만둔다고 해도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을 해.

내가 당장 직장을 그만둔다고 해도 내 가치가 떨어질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위 2가지 이유로 생각이 바뀌었다. 

모든 글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이 생각이 꼭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자신할 수 있는 건, 나도 여러분의 이름도 회사의 직급/직책이랑 한 몸이 아니라는 거다. 이름 세 글자가 온전히 그냥 '나'이고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누군가의 명함 속 직급과 직책이 부러운가? 내 것보다 더 좋아 보이는가? 그럴 수 있다. 이건 나쁜 게 아니다. 그리고 노력으로 얻은 그 결과가 결코 가치 있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게 없는 삶도 괜찮다. 


내 삶은 그냥 그대로 충분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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