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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May 01. 2023

A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싶어

부동산 드라마 (2)



A.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고 싶은 사람들 - 한마디로 투자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투기인지 의심할만한 부동산도 해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싶은 욕망덩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40평 남짓한 강의실, 회사에서는 절대 보지 못하는 눈빛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어쩌면 20대 초반 대학생처럼 보이는 사람부터 50대가 넘어갈 것 같은 사람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 강의실에 입장하기까지 꽤나 번거로운 절차를 거쳤을 것이다. 카페에 가입하기 위해 여러 질문에 답을 했고 가입하고 나서도 정회원으로 등업 하기 위해 댓글뿐만 아니라 게시글을 꽤나 많이 썼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게 정회원이 되고 나서도 강의가 열리는 것을 기다렸다가 선착순으로 빠르게 신청하고 입금을 했다. 사실 강의 금액도 만만치 않았다. 백만 원을 넘어가는 금액은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어디 가서 들을 수 없는 정보를 준다는 사실에 혹 해버렸다. 그리고 이미 너무 늦게 합류했다는 조급함이 마음속에서 의구심을 지워버렸다. 지금이라도 정보를 통해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고 싶었다. 불과 작년만 하더라도 이런 강의를 듣고 다닌다는 주변 사람을 무시했었다. 어쩌면 배 아플 일이 생기는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아서 애써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전혀 무시할 수 없게 돈을 벌었다고 떵떵거리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계속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 들었는데 도대체 왜 제대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지 나 자신이 정말 한심해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자존심을 뒤로하고 어디서 그런 강의를 들을 수 있는지 이제야 물어보고 3개월이 지나 드디어 첫 강의 시간이다. 나는 A다. 부동산 시장에 지금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욕망을 가졌다. 책방에서 부동산 책을 파는 섹션을 가면 항상 눈에 띄는 제목은 '나는 00 해서 00 벌었다'와 같은 거였다. 왜 그동안 나는 그런 책을 사지 않았을까. 왜 여태까지 부동산에 전혀 관심이 없었을까. 이미 놓쳐버린 기회가 너무 아까워서 자책하다가 계속 같은 모습으로 살다가는 이 사회에서 도태되어 나중에 길거리에서 생을 마감할 것 같은 불안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강의실 안에 있는 사람들의 눈빛이 뜨겁다 못해 스스로를 불태울 정도다.


 A는 모아놓은 자산이 많지 않아도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냈다. 처음에는 돈이 없는데 어떻게 투자를 하는 거지 의심을 했었는데 주변에 그렇게 투자를 할 수 있고 유튜브에서도 몇몇 영상을 봤더니 그렇게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만 그런 정보를 몰랐고 다 아는 내용이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 영상은 사실 돈을 따로 내야 볼 수 있어서 이미 꽤나 많은 돈을 지출해 버렸다. 이게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부동산 투자를 꼭 실천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강의를 듣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강의는 총 8회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론부터 실전까지 팀을 만들어서 과제를 각자 해야 그다음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완전 처음 접하는 부동산 용어로 머리가 뒤죽박죽에 과제까지 하려니 너무 힘들었지만 꾸역꾸역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강의 시간이 됐다. 이제 마지막 과제까지 제출한 사람은 전체 인원 중에 절반 정도가 될 듯 말 듯 보였다. 강의가 끝나고 이제는 개인 상담 시간이다. 후.. 너무 떨린다. 특정한 부동산을 추천해 준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 추천받은 부동산을 계약하게 되면 수강료만큼 수수료에서 깎아준다고 했던 것도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받은 부동산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동네에 있는 빌라와 오피스텔이었다. 진짜로 강의 듣기 전에 들었던 소문처럼 천만 원이면 투자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망설였다간 부동산 거지가 될 것 같아서 바로 계약하겠다고 하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했다. 사실 그전에 인감까지 만들어놨었다. 내가 또 한다고 하면 불도저처럼 추진력이 꽤나 좋다. 첫 부동산을 취득하고 나니 나 자신이 사랑스럽고 대견하고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한 달 뒤에 부동산 임차인이 나가서 새로 임차인을 구했는데 전세를 올려 받아서 천만 원을 더 받게 됐다고 연락이 왔다. 그러면서 비슷한 곳에 천만 원으로 또 투자를 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받았다. 저번에 강의 들을 때 예전 수강생 중에 지금 실제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 사례를 들었었다. 이번에 두 번째 투자를 하고 다음 기수 강의시간에 사례 발표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도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결단력 있고 추진력 있는 능력이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천만 원이니까 큰 부담도 없어서 두 번째 투자도 과감하게 하기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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