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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May 08. 2023

B 집이 안 팔려서 곤란해

부동산 드라마 (3)

B. 집(빌라, 오피스텔 등 아파트가 아니라 잘 거래되지 않는 부동산)을 팔고 싶은 사람들 - 아파트와 같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거래가 잘되는 부동산이 아닌 빌라, 오피스텔 등 상대적으로 거래가 잘되지 않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부동산을 팔고 돈을 쓸 일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집을 산 지 3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살 생각이 아니었다. 게다가 직장이나 삶이 이렇게나 많이 변하게 될 줄 상상하지 못했었다.


빌라 매매가격 2억

빌라 전세가격 1.9억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진짜 잠깐만 생각해 보자. 빌라 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이유가 뭘까.

반대로 왜 빌라 전세를 선택하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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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그때 합리적이라는 단어에 꽂혀있었던 것 같다. 금액 차이가 나지 않으면 당연히 빌리는 것보다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사실 그 당시에는 당연한 생각일 수밖에 없었다. 전세는 잠깐 집주인한테 줬다가 2년이 지나면 다시 되돌려 받지만 투자가 아니라서 금액이 늘지 않는다. 반대로 매매를 하면 시간이 지나서 집값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뭐 사실 결과만 보면 조금 오르긴 했다. 그런데 잘 안 팔려서 원하는 시기에 이사를 가지 못했던 것이 조금 아쉽다.


 집을 샀던 때는 2019년 여름이었다. 이사 다니는 것도 너무 지겹고 이 동네라면 이제 익숙하니까 조금 저렴한 집을 사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혼할 생각도 없고 너무 큰 금액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계속 이사를 다니면서 집주인 눈치를 보고 이사준비를 하느니 편하게 살고 싶었다. 그런데 아는 게 너무 없었다. 전세는 이제 잘 알아볼 수 있는데 집을 사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우선 책을 사서 보기도 하고 유튜브에서 부동산 영상을 찾아봤는데 전부 하는 얘기는 내가 찾는 저렴한 집은 사지 말라는 거였다.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파트 살 돈도 없고 지방에 가서 살 수가 없는데 대체 그럼 난 언제 집을 살 수 있는 건가. 결국 어디서도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지금 사는 집이 너무 좋은데 집주인이 월세로 바꾼다는 바람에 집을 알아봐야 했다. 되도록이면 지금 사는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서 전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제는 여러 집을 살다 보니 새 집에 살아보고 싶어졌다. 지어진 지 1년이 안 되는 집을 봤더니 전세금액이랑 매매금액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왜 그런지 물어봤더니 전세를 찾는 분도 많은데 이 집을 지은 건축주가 분양하길 원해서 그렇다고 했다. 집을 팔아야 수익을 얻는데 전세보다는 그걸 더 선호한다고 말이다. 듣다 보니 그럴듯했다. 약간 망설이니 집을 보여주신 분이 마음에 들면 옵션에는 없는데 건조기를 건축주가 사줄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아니면 스타일러를 원하시냐고 물어봤다. 마침 빌라라서 세탁하고 빨래 너는 게 불편해서 건조기 생각을 했는데 먼저 제안해 주니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요즘 최신형으로 사게 되면 못해서 200만 원 정도 되는데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 건물이어서 사는 동안 너무 편하고 다행히도 차는 없어서 주차지옥은 경험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빌라를 살다 보니 주차가 전쟁이었다. 앞뒤로 차를 새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먼저 나가는 사람은 앞에 차가 있으면 매번 연락을 해서 차를 빼줬다. 물론 이제 서로 잘 알게 되어서 어느 정도 조율은 됐지만 여전히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근데 이런 주차문제 때문에 집이 안 팔릴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 파는 게 힘들 줄 몰랐다. 주차가 어떤 것인지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난감하고 골치 아픈 상황인지 전혀 인지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에서야 주차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지만 그 당시엔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2019년 여름이 지나고 2022년이 되자 좋지만 난감한 소식이 생겼다. 이직을 하게 됐는데 지금 사는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차도 없는데 출퇴근 시간이 1시간 반이 넘는다는 사실은 3시간 출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잠만 자야 한다는 얘기랑 마찬가지였으니까. 아직은 이직하자마자 출퇴근할 필요가 없고 먼저 교육기간이 있어서 6개월 정도 여유가 생겼다. 지금 있는 곳은 퇴사하고 여행도 다니고 이사준비도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2022년 1월에 바로 집을 팔기 위해 부동산을 찾아갔다. 부동산에는 되도록 집을 빨리 빼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만약에 잘해주시면 중개수수료를 조금 더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동안 조금 주워들은 게 있어서 주변에 팔고 싶은 사람은 많을 수 있으니까 수수료를 더 드린다고 얘기만 해놔도 신경을 써준다는 거였다. 그래서 그렇게 얘기했는데 더 드린다고 한 금액이 부족한지 아니면 진짜 손님이 없는 건지 한 달 동안 아무 소식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부동산에 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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