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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Jan 18. 2023

한국사를 시작하며

초등 5학년, 역사를 왜 배워야 할까

 저는 어렸을 때 역사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역사를 싫어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역사를 좋아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입시와 관계없는 독서를 할 수 있게 된 대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토지', '아리랑', '로마인 이야기',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같은 장편 소설을 위주로 많이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 생겼던 것 같아요.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2학기 때 한국사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제가 다니는 '생각의 탄생'에서는 이제 5학년에 되는 친구들과 한국사 비문학 책과 역사 관련된 문학책을 같이 읽는 커리큘럼을 개발해 놨습니다. 덕분에 2023년부터 5학년 강의를 시작하면서 한국사 관련된 책을 읽고 수업을 하게 됐어요. 처음에 수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지레 겁먹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국사에 대한 지식이 적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어렸을 때 한국사를 공부 안 했는데 가르친다는 아이러니가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두 번만의 수업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지금 제가 한국사가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수업시간에도 질문을 통해 하게 되더라고요. 아이들 스스로도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수업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왜 역사를 배우는가


 왜 역사를 배우는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고 시작해 봤습니다. 거꾸로 저에게도 질문해 봤어요. 과연 역사를 배우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역사를 배우는 의미가 시간이 지나고 상황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지만 지금은 나를 둘러싼 세계를 잘 이해하고 싶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국인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어디에서부터 어떤 경로를 통해 나에게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시대적인 흐름과 배경을 알게 되는 것이 어쩌면 조금 멀리서 나를 바라보고 객관화할 수 있게 되잖아요. 그리고 다양한 상황을 생각해 보면서 내가 그 상황에 처해보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지금은 그때와 어떤 것이 비슷하고 다른지를 비교해 볼 수도 있죠. 그러면서 지금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아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수업을 계속 진행하면서 더 많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가 되네요.


다른 것들도 왜 배워야 할까


 역사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전에 읽었던 과학책도 그렇잖아요. 나를 둘러싼 여러 자연현상이나 물리적인 힘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나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알쓸인잡'을 즐겁게 보고 있는데요. 우리가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어떤 특정한 학문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잡학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여러 학문을 배우고 그것을 나만의 공식으로 만들어서 나를 관찰하고 나를 둘러싼 주변을 관찰하는 데 사용하는데 쓰기 위한 도구를 습득하고 있는 것 같네요. 어떤 전쟁터나 실험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 되어서 무기를 공부하거나 장비를 알아보려고 하면 늦잖아요. 지금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인생여정을 어떻게 준비할지 주체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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