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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고 Nov 28. 2020

이국적인 소백산풍경,초원에 핀 꽃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13화 소백산 ㅡ2

이국적인 산, 환상속의 산,소백산을 다시 간다.

겨울에는 순백의 설원으로,봄 여름에는 푸른 초원으로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는 소백, 그 소백을 1년여만에 다시 오른다.

이번엔 겨울 산행이 아니라 초여름 산행이다.

소백산을 가장 소백답게 보여주는 계절은 역시 초여름 푸른 초원과 철쭉이 어우러진 이 맘 때다.



산행기점은 비로사를 택했다.

소백산 정상으로 가는 코스는 어느 기점을 택하든지 비슷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그래도 비로사 기점이 6km로 천동 기점 보다는 1km가  짧아서 조금 더 수월하지않을까 하는 기대감때문에 선택한 코스다.

산행시작 1시간쯤이 지나자 순식간에 해가 솟는다.

아니 순식간에 솟는게 아니라 순식간에 나타났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다.



그리고 별다른 볼거리 없는 숲길을 다시 1시간 반쯤 올랐을때 멀리 연화봉과 천문대가 조망되기 시작하고 연분홍 철쭉이 화사한 꽃길로 나를  인도하고 있었다. 

때로는 줄지어서고,때로는 터널을 이루고 있는 연분홍 꽃길을 걷는 기분이 힘 듦 보다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정상으로가는 마지막 계단

비로사쪽 8부능선은 수십년된 철쭉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마침 그 철쭉 군락지의 철쭉들이 화사한 꽃망울들을 소담스럽게 피워내고 있었고 덕분에 나는 화사한 꽃길을 걷는 행운을 얻었다.

그렇게 다시 1시간쯤 더 오르자 숲이 끝나고 파아란 하늘이 열렸다.

정상이 성큼 다가 온 것이다.



정상 오르기 직전에 담아 본 정상과 능선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소백과 지금부터의 소백은 완전히 딴판이다.

그 풍경이 몇시간만에 스위스나 북유럽의 초원지대로 순간 이동이라도 한것같은 착각을 이르키기에 충분했다.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본 모습이다.

비로사에서는 비로봉까지 3.4km다.

가파른 오르막과 완만한 경사가 적당하게 섞여있어서 비로봉에 오르는 가장 쉬운 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만만하지는 않았다.



소백산의 주능선이다.

멀리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에서부터 비로봉까지 4.5km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 장쾌한 소백산의 주능선은 종주산행 명소로 유명하다.

특히 칼바람과 함께하는 순백의 겨울에 하는  종주는 어느 산에서도 맛보지 못할 짜릿함을 선사한다.



다시 짧게 담아 본 종주능선이다.

사실 소백산 종주는 다른 계절에도 푸른 초원을 걷는 특별함을 주지만 나무가 없어서 햇볕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겨울철 종주에 최적화 되어있는 종주 코스다.



비로사에서 출발한지 3시간여 만에 정상에 섰다.

아침 8시 ㅡ

1,439m높이의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에서 바라보는 산정의 아침은 생기충만해 있었다.

아침 이슬에 초원은 촉촉히 젖어서 더욱 싱그러워 보였고 연초록의 초원에 듬성듬성 연한 분홍의 철쭉꽃이 

붉은 아침햇살에 더욱 화사하게 보였다.

화사한 아침 햇살에 길게 드리워진 철쭉꽃 그림자가 입체감을 더한 초원의 아침풍경은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평화로운 태초의 아침 풍경이 이랬을까?....



이순간 ㅡ

소백산에선 모든것이 그림의 일부일 뿐이었다.

푸른 초원, 그 위에 띄엄띄엄 피어있는 철쭉.

멀리 운해에 둘러쌓인 산 그리메,

그리고 끝없이 이어진 이동로 ㅡ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까지 ㅡ




그 그림 속에서 더러 일찍 올라온 사람들은 혼자서 천천히 산책하기도 하고 어떤 산객들은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기도 하고,또 어떤 산객들은 무리지어서 혹은 둘이서 나란히 걷는 다정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하고 있었다.

그 모든 모습마져도 그림의 일부였다.



소백산 철쭉의 매력은 한 그루씩 듬성듬성 피어있는 모습에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수천개의 꽃바구니를 놓아둔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백산 풍경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것이 또 있다.

길이다.

나무가 없는 초원이라서 그대로 드러난 길 또한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오늘은 이른 시간이라서 사람이 많지 않지만 그 길을 줄지어 걷는 사람 풍경마져도 그림의 일부가 되는 곳이 소백산이다.



드디어 개인적으로 소백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뷰ㅡ를 만났다.

오늘은 운해가 조금 많아서 최상의 조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또 그런대로 좋았다.



시간이 지나면 운해가 조금 걷힐까 싶어서 그렇게 모든것이 그림인 풍경 속을 하릴없이 걷는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종주능선에 들어서 있었다.



소백산 종주능선

멀리 소백산 천문대가 보인다.

동화속 풍경같은 능선, 재작년 겨울에 흰백의 설원을 걸었던 그 길이 꿈결처럼 이어져 있다.

설원의 느낌과는 또다른 푸른 능선길....

다시 걸어보고 싶은 충동에 원래 계획한 코스는 아니지만 중간쯤까지 1km남짓을 걸었다.



능선길에는 제법 큰 철쭉나무가 무리지어 피어있었다.

연두빛 이파리와 어우러진 연분홍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길은 정상부와는 또다른 꽃길이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계속 걷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아쉽지만 뒤돌아서야 했다.




다시 뒤돌아 본 비로봉 가는 길ㅡ

환상적인 풍경에 잠시 숨을 멈춘다.

멀리 비로봉 정상이 보인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한적해서 더욱 평화로워 보이는 비단길 같은 저 길이 방금 내가 걸어왔던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걸어갈 길이다. 



다시 뒤돌아 가는 길, 멀리 가득했던 운해가 거의 걷혀가고 있다.

산행에서 이런 운해와 푸른하늘을 동시에 만난다는건 행운이라는 말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했던가?

드디어 소백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담는다.

뭐 부족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스스로 만족하며 다시 비로봉을 향해서 간다.



비로봉 오르는 계단

천상으로 가는 계단이 이렇게 생겼을까?

아무튼 이계단을 오르는 기분은 천상으로 가는듯 발걸음이 가벼웠다.




비로봉 오르는 길에 본 북쪽 방향이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이국적인 풍경앞에서 발걸음은 무한정 더뎌지기만 했다.



한눈에 보는 소백산 주능선

다시 뒤돌아 본 소백산 주능선이다.

속이 후련해지는 풍경이다.

왜 많은 산객들이 소백산 종주를 소망하는지 알것 같은 풍경이다.



다시 비로봉 정상을 지나 하산길에 든다.

내려서며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 번 뒤돌아 본 정상의 모습이다.

그동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올라왔다.

아마도 몇시간쯤 후에는 발디딜 틈도 없이 북적일것이다.



국망봉 가는길.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평화로운 아침풍경이 끝나갈 무렵 이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국망봉을 향해서 발길을 돌린다.

비로봉에서 국망봉까지는 3.2km다.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완만한 내리막길이라서 산책하듯 걷기 좋은 길이다.



천동방향에서 오르는 사람들.

이제 몇시간 지나지않아 저 줄은 더욱 길어져 그 자체가 장관을 이룰 것이다.



하산하면서도 계속 뒤돌아 보게 하는 풍경들.

그사이 하늘은 더욱 파래지고 산객들도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푸른 초원과 파아란 하늘의 경계에는 하늘길이 있고 그 경계를 걷는 산객들의 모습이 마치 선계를 걷고 있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산하는 중에 뒤돌아 본 정상 모습이다.

소백산을 가장 소백산 답게 볼 수 있는 포인트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산의 정상부 풍경이라고 믿어지지 않은 이색적인 풍경 앞에서 잠시 쉬어간다.

아니 쉬어 갈 수 밖에 없는 압도적인 풍경인것이다.



소백산 스카이웨이.

내가 조금 전에 걸어온 길이기도 한 이 길은 국망봉 가는 길에 조망되는 멋진 풍경중에 하나다.

저 길을 내가 걸었다는 뿌듯함을 안고 다시 기나긴 하산길을 간다.



소백산의 정상부를 벗어나 국망봉으로 가는 길가에는  흔하지 않은 야생화 앵초가 많이 피어있었다.

그리고 제법 큰 나무와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서 부터는 또 다른 소백, 평범한 우리나라 산세다.



드디어 국망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워낙 그림같은 풍경을 보고 내려오는 길이라서 조금은 무덤덤한 느낌이지만 실제는 꽤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봉우리다.



국망봉은 높이가 1,220m로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기전에 경주를 바라보며 망국의 한을 달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망봉은 소백산의 한 봉우리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초원으로 이루어진 비로봉과는 달리 국망봉은 조그마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철쭉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또한 사방의 조망도 좋아서 정상으로서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봉우리였다.



국망봉에서 뒤돌아 본 걸어온 길이다.

사람의 발걸음이 대단하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다.

맨 끝이 비로봉이다.



국망봉에서 다시 1시간 반쯤 걸려서 하산을 마무리 했다.

소백산.

희다,높다,거룩하다라는 의미의 백산에다 작은 백산이란 의미로 소백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1987년12월 국립공원 제18호로 지정되었다.

그 소백산에서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만끽한 하루였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 아침 이슬 머금은 파아란 초원, 아침 햇살에 더욱 선명한 연분홍 철쭉과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까지 ㅡ


산행코스:비로사 ㅡ비로봉 ㅡ소백능선 1km왕복 ㅡ비로봉 ㅡ국망봉 ㅡ낙동강 발원지 ㅡ초암사(12km 10시간,시간 의미없슴)



ㅡ2015.05.31.소백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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