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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고 Apr 20. 2021

천년고찰 송광사와 선암사를 품은 조계산

산림청선정 100대 명산 산행기 30화 조계산

낙안읍성, 선암사, 조계산.

오늘은 장거리 손수운전으로 두개의 미션 수행에 나선다.

낙안읍성 봄 풍경 담기와 100대 명산 조계산 오르기다.

거기에다 선암사 구경은 덤이다.

왕복 600여km.

아침 6시에 집을 나서 9시10분에 낙안읍성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바로 오늘의 첫 미션인 낙안읍성 봄 풍경 담기에 나섰다.

순천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방계획도시로 대한민국 3대 읍성 중 하나다.

200여명이 실제 거주하고 있으며 이맘때 쯤이면 동네 집집마다 심어져 있는 감나무에서 파릇파릇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 촬영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하늘이 쾌청하지 않아서 최상의 풍경은 아니었지만 나름 적기의 멋진 풍경에 1시간쯤 사진 놀이를 한다.

그리고 다시 오늘 주 목적인 조계산 산행의 들머리인 선암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11시30분.

순조로운 일정 소화다.



선암사 가는 길에 만난 아름다운 풍경이다.

독특한 풍경에 잠시 차를 세우고 몇 컷 담아 본다.

 


선암사 가는 길에 만난 보물 400호 승선교다.

역사적 가치와 과학적 가치, 그리고 예술적 가치가 더해진 유명한 무지개다리다.

역시 멋있다.

특히 승선교 아치를 통해서 보는 강선루의 모습은 유명한 사진 소재중에 하나다.



강선루

승선교가 신선이 건너는 다리라면 강선루는 신선이 내려오는 곳이란 뜻이다.

강선루로 신선이 내려와 승선교에서 올라간다......

이런 심오한 의미가 있는 건축물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선암사로 몰려들게 하는건 아닐까?



선암사 진입로에서는 다른 큰 사찰의 진입로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

다른 사찰의 입구가 주로 아름다운 소나무로 이루어진것과 달리 여긴 참나무계열의 활엽수로 이루어 졌다.

소나무가 사철 변하지 않는 멋이라면 활엽수는 계절마다 변하는 색의 조화가 아름다운게 특징이다.

단풍드는 가을과 연초록의 새봄.

그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당연이 연두빛의 지금이다.



仙巖寺(선암사)

선암사는 조계산 동쪽에 있는 절로서 서쪽에 있는 송광사와 더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아름다운 사찰로 유명하다.

백제 성왕5년(875) 고구려의 고승 아도화상이 창건하고 비로암이라 하였던것을 신라시대(875)에 도선국사가 중창하고 절 서쪽에 높고 면이 평평한 큰 돌이 있었는데 옛 선인(仙人)들이 바둑을 두던곳이라 하여 선암사라 했다고 한다.



경내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가장 내 마음에 든 장면....

등산로에서 약간 우측으로 담장을 따라 걸으면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조금 떨어져서 봐야 비로소 보이는 풍경.

모든 사물들은 조금 떨어져서 봤을때 제 모습을 볼 수있다는 진리를 여기서도 깨닫는다.

사람도 마찮가지다.

너무 가까우면 그사람의 참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너무 좋게 볼 수도 있고 너무 나쁘게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라볼줄 아는 지혜.



피나물 꽃

선암사에서 대각암을 지나 정상으로 가는 길은 특색이 없는 밋밋한 길이다.

유일한 볼거리는 중간지점에 널려있는 피나물꽃을 비롯한 야생화들.....

흙산이라서 등산로는 험하지 않지만 등로는 가파른 편이어서 거리로는 2.5km남짓이지만 만만치는 않다.



현호색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산길.

산객이 거의 없어서 야생화에 눈 맞추며 쉬엄쉬엄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아직 새순이 돋지않은 산은 삭막했다.

거기에다 산객이 많지 않아서 한적한데다 등로도 어수선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진달래가 반갑게 맞아주는 8부능선쯤에 올랐을때 신비한 샘 하나가 나타났다.

서어나무 밑에 자리잡은 특이한 샘이다.

메마른 목 축여 가기에 안성맞춤인 샘이었다.



잠시 쉬면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다시 조금 오르자 확 트인 조망이 펼쳐졌다.

첫 조망이다.



그리고  10여분만에 정상에 섰다.

야생화와 놀면서 2시간여만이다.

어원은 틀리지만 마치 조개 껍질을 엎어 놓은듯한 부드러운 형상의 조계산.

대부분의 육산이 그렇듯이 육산인 조계산도 약간의 조망 말고는 특별하진 않았다.



조계산은 해발 884m로 원래 이름은 청량산, 송광산 등으로 불리다가 고려 희종때 대각국사 의천스님이 조계산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산 가운데 남쪽으로 흐르는 장밭골계곡 동쪽의 산을 조계산(주봉 장군봉)이라 하고 그 서쪽의 산을 송광산(주봉 연산봉)이라고 구분지어 부르기도 한단다.



친절한 이정표.

혼자서 산행을 하다보면 참 답답할때가 많다.

어설프게 설치된 말 못하는 이정표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유익할때도 많다.

내가 갈길을 정확히 짚어주는 친절한 이정표다.

그럴때마다 인생길에도 나아갈 길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친절한 이정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곤 한다.



하산은 작은굴목재 방향으로 한다.

생각 같아서는 송광사 방향으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다시 차가 있는 출발했던 선암사로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겨울과 봄의 공존.

아랫쪽은 파릇파릇 완전한 봄인데 불과 800여미터 위쪽은 아직도 겨울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뒤돌아 본 정상.

이름이 주는 늬앙스 때문일까?

마치 조개를 엎어 놓은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바위.

배바위는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암봉이다.

정상보다 조망도 더 좋다.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아서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호기심이 발동 했다.

생각보다 높은 밧줄 타기.

조금의 수고로움에 비해 윗쪽의 조망은 너무 과분했다.

그냥 지났쳤으면 후회 했을 조계산 등산에서 꼭 봐야할 풍경이었다.



작은굴목재.

여기서부터는 그 유명한 남도 백리길에 속한다.

길도 너무 좋았다.



혼자서 걷기 딱 좋은 길이다.

말 그대로 호젓한 솔솔 오솔길이다.



각시붓꽃

큰굴목재.

작은굴목재에서 오솔길을 20여분 걸으면 나오는 큰굴목재다.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길과 합류되는 삼거리다.

남도 백리길이라는 이름과 달리 이 길은 의외로 거칠었다.

내가 생각했던 살방살방 오솔길이 아니라 완전 산길이다.



절에서 절로 이어지는 길이어서일까?

수행의 의미라도 있는듯 고난의 하산길이다.



세월로 빚은 문양.

굴참나무 껍질은 굴피라고 한다.

기와대신 지붕으로 쓰기도 하는 굴피.

어떠한 연유로 저리 단단한 껍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큰굴목재에서 선암사로 내려가는 길은 이런 아름드리 굴참나무가 참 많다.

조계산은 소나무가 많을것 같은 산인데 소나무는 거의 없고 참나무계통의 낙엽수가 많은것이 특징이다.



이제 난코스는 끝이 나고 비교적 살방살방 걸을 수 있는 숲길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돌아 온 느낌이다.



이제 계곡과 함께하는 길이 시작되었다.

덕분에 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이다.



산길이 거의 끝나갈 즈음.

향기로운 편백나무 숲길로 이어졌다.

벤치가 있어서 쉬어가기 좋은 곳이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지나친다.



편백나무 숲이 끝나고 이제 길은 야생화 학습지로 이어진다.



야생화 학습지.

아직은 다양한 꽃을 피우고 있지는 않았지만 몇일 있으면 봄 꽃들로 가득 할 것이다.



사실상의 하산이 끝났다.

산보다 송광사와 선암사라는 양대 사찰로 더 유명한 조계산.

그중에 송광사를 둘러보지 못하고 선암사만 둘러본 반쪽짜리 산행이었지만 아쉬움 없는 하루였다.

다음에 별도의 시간에 정상이 아닌 선암사에서 송광사가는 남도 백리길을 꼭 걸어보겠다는 다짐을 하고 산행을 마무리 했다.



산행코스:주차장 ㅡ선암사 ㅡ대각암 ㅡ장군봉(정상) ㅡ배바위ㅡ작은굴목재ㅡ큰굴목재 ㅡ선암사골 ㅡ선암사 ㅡ주차장(천천히 사진촬영포함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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