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저물었다. 그날 호수의 물결은 이상하리만치 잠잠했다. 사위가 조용해지고 어둠과 함께 곤충들은 풀숲으로 내려앉았다.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우리 중 몇몇이 돛을 활짝 펼치기 전까지는. 우리가 배에 오르기 무섭게, 우리의 젊은 스승은 뱃고물 짐들 사이에서 나른한 잠에 빠져들었다. 잘 구운 생선을 저녁으로 먹고 난 직후라 그런 것이었을까. 나는 무리 중 나이가 가장 어렸다. 다른 나이 든 제자들은 팔다리가 굵었고 노련한 어부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어부가 아니었다. 배에 탈 때마다, 곧장 겁을 집어먹곤 했다. 물살이 비릿한 몸을 비틀며 조금만 성을 내며 달려들어도. 배는 물살을 서늘하게 가르며 호수의 배꼽으로 헤엄을 쳤다. 배가 호수의 배꼽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큰 풍량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물살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배 안으로 밀려들었다. 배가 기우뚱거렸고 어부들은 침착하게 돛을 붙잡았다. 그들은, 이런 상황은 숱하게 겪어봤다는 듯이 떨리는 노를 세게 붙들었다. 하지만 경험 없는 나는 그 광경에 압도되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찬 물결이 내 뺨을 계속 때려도 움직일 수 없었다. '스승님! 스승님! 어째서 주무시고 계십니까?' 나는 잠든 스승을 보며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파랗게 질린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스승은 요지부동이었다. 풍량이 더 거세졌다. 돛이 임산부의 배처럼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러더니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노련한 어부들은 노를 놓았다. 자고 있는 스승을 흔들어 깨웠다. "스승님, 스승님! 어째서 꿈을 꾸고 계십니까! 우리가 다 죽게 생겼습니다. 제발 눈 좀 떠 보세요!" 주위가 소란스러워지자, 스승은 그제야 눈을 천천히 열었다. 그리고 찌뿌둥해 보이는 몸을 일으켰다. 마치 잔잔한 육지 위에서 몸을 일으키듯이. 그는 성질을 부리는 파도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말했다. "잠잠하라." 그의 한마디에, 파도는 쥐새끼처럼 빌빌거리며 제 고향으로 물러갔다. 바다가 순식간에 잠잠해졌고, 배의 흔들림도 완전히 가라앉았다. 나는 맥이 풀려 뱃바닥에 털썩 주져 앉았다. 물에 엉덩이가 다 젖었다. 어부들은 장터사람들처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들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젊은 스승을 바라봤다. 스승은 자신을 바라보는 제자들에게 근엄하고도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어째서 무서워하느냐." "어째서 너희에게 믿음이 없느냐." 그의 흰 옷은 달빛을 받아 환하게 빛이 났다. 나는 그의 모습을 외경스런 눈길로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