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풀밭의 풀벌레 발자욱 소리보다도 작고 여렸지
"사랑해"라는 내 말에 "그래"하던 네 목소리
며칠이 지나자 흐려졌네
"미안해"라는 내 말에 "그래"하던 네 목소리
보름이 지나자 환해졌네
비가 오고 난 다음 날 구름에서 미세한 빛의 목청이 울리는 것처럼
내가 "사랑해"할 때, "그래"라던 네 말이
수십일이 지나자, 너도 나를 사랑한다고
쇠똥구리가 흙 굴리는 소리보다도 작게 너는 말했네
달이 십 수 번 더 뜨고 지자, 너는
과감한 내 입맞춤에도 지지 않게 되었지
내 볼에 가져다 댄 연한 풀잎 같은 네 입술
이제는 밤개구리 우는 소리보다도 또랑하게 들리네
"사랑해" 라는 내 말에 "사랑해" 답하는 네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