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시 전문 시낭송가가 알려주는 백석 시, 낭송법
시작하기 전에
백석 시를 낭송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 그건 모든 시가 다 그렇다. 그 시가 갖고 있는 독특성에 맞게 낭송을 해야 한다. 그러나 백석 시는 백석 시만의 독특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낭송법도 분명히 따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백석 시는 주로 반복과 열거에 의해서, 또 급작스런 장면 변화 그리고 몽타주적 편집 기법을 사용한 장면의 응집성 등의 특징을 보인다. 긴 산문형 구조를 갖는다. 판소리 사설 투의, 옛이야기 투의,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백석 시에서 리듬은 다양하게 변주된 형태를 띤다.
이번 제7회 백석시노래말꽃놀이에서는 "몸의 감각의 언어"라는 주제로 세 편의 작품을 연결 지었다. 세 편의 작품 안에 담긴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백석이 담고자 하는 다양한 의미의 층위를 밝혀내어 보고자 노력했다. 또한 이에 맞는 시낭송법을 연구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에 제시된 내용은 7회 백석시노래말꽃놀이의 형식에 맞게 구성되었으며, 현장에서 다뤘던 자세한 강연 내용을 다 싣지는 못했다는 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지난 4월 19일 개최된 '제7회 백석시낭송공연, '몸의 감각의 언어'는 시를 단순히 눈으로 읽는 텍스트에서 벗어나, 우리 몸의 감각으로 되살려내는 특별한 예술적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주최 흰 바람벽시낭송아카데미 원장 김양경) 기획하였다. 백석의 시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며 시낭송이 지닌 본질적인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였다.
행사의 문을 연 1부에서는 유동걸 평론가가 ‘백석 시의 몸의 감각의 언어’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백석의 시는 유독 미각, 후각, 촉각 등 감각적인 어휘가 풍부하다. 유동걸평론가는 시어들이 어떻게 독자의 신체적 감각을 자극하고, 관념을 넘어선 실존적 생동감을 부여하는지 심도 있게 분석하며 청중들에게 시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제시했다.
1. 몸이 사람이다
포이어바흐는 “인간은 그가 먹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인간을 단지 정신이나 이념의 산물로 보지 않고, 먹고살고 관계 맺는 구체적 몸의 존재로 파악하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도올 김용옥 역시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보다 호모 모미엔스’(homo momiens)로 불러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모미엔스”는 한국어 ‘몸’에서 나온 조어로, 인간을 이성 중심의 추상적 존재가 아니라 몸으로 느끼고 살아가는 총체적 존재로 보자는 제안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유물론이냐 관념론이냐 하는 오래된 구분은 인간의 실존을 지나치게 평면적으로 나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순수한 물질도 아니고 순수한 정신도 아닙니다. 인간은 몸을 통해 세계를 겪고, 감각을 통해 의미를 만들며, 먹는 행위를 통해 생명과 관계를 지속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시를 만나는 경험도 결국 몸의 경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중략>
김수영의 시에서 온몸이 중요한 까닭은 그가 시를 감상의 산물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시는 감정을 예쁘게 다듬어 내보이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는 현실과 정면으로 맞부딪치며, 그 충돌의 상처와 긴장을 몸에 새긴 채 나오는 것입니다. 이때 온몸이란 육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사유, 감정, 기억, 윤리, 분노, 수치, 희망까지 모두 포함한 총체적 존재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온몸은 정신과 육체를 나눈 뒤 그중 하나를 택하는 말이 아니라, 인간의 삶 전체를 한꺼번에 끌어안는 말입니다. 김수영이 말한 시의 진실은 바로 이 총체성에 있습니다. 삶을 조금만 걸고 쓰는 시가 아니라, 자기 존재 전체를 밀어 넣어야만 겨우 닿을 수 있는 언어, 그것이 그의 시론이 겨누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김수영에게 시는 실존의 투신입니다. 시를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 있는 방식 그 자체를 시험대 위에 올려놓는 일입니다. 그는 현실을 멀찍이 두고 관조하는 시인이라기보다, 현실 속으로 뛰어들어 그 혼란과 모순과 비참을 함께 견디려는 시인이었습니다. 그의 시에서 자주 느껴지는 거친 호흡과 끊어질 듯 이어지는 문장, 때로는 산문처럼 쏟아지는 리듬은 바로 그 투신의 흔적입니다. 정제된 미학의 완결성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지금 이 현실 앞에서 자신의 몸과 언어가 얼마나 정직하게 떨고 있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김수영의 시는 감정의 배설이 아니라 존재의 결단에 가깝습니다.
<이하 하략>
- 제7회 백석시낭송공연의 1부 순서에 진행된 유동걸 평론가의 백석 시 강연 중 서문 중 일부
(1). 모더니즘적 특징과 백석 시의 리듬의 역능
2부에서는 흰바람벽시낭송아카데미 원장 김양경 <국수>, <북관>, <고사>를 중심으로 백석 시의 모더니즘적 특징을 해설했다. 특히 이러한 현대적 감각을 낭송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다루어졌다.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앞서 설명한 낭송법을 직접 적용하여, 백석 특유의 토속적이면서도 세련된 언어의 리듬을 목소리로 구현해 내며 시의 생명력을 극대화했다.
(2)백석 시의 리듬의 역능을 살린 시낭송법
이런 편안함을 담아냈지만 백석의 시는 당시로는 매우 새로운 내용과 형식의 시였다. 그의 시를 두고 모더니즘(Modernism)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렇다. 다들 당시 모더니즘이라고 해서 도시적인 것들이거나 현대적인 기계 문명들을 다뤘지만, 백석은 그렇지 않았다. 백석은 향토적이고 전통적인 소재를 모더니즘적인 형식으로 창작을 했다. 그만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구축한 것이다.
모더니즘의 핵심 중의 하나가 관념적인 서술을 배제하는 것이다. 백석은 관념적인 서술을 하지 않았다. 시각, 청각, 후각 등의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대상을 제시하고 있다. 백석의 시에는 유독 감각적인 시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 시어들은 생생한 생동감과 현장감을 살려 읽는 이를 그 당시의 현장 속으로 옮겨가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국수라는 실체를 언급하지 않고, 국수에 관련된 온갖 파편들을 나열한다.
...
독자가 스스로 대상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이에 백석의 시에서도 작가가 국수에 관련된 풍경과 정서를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국수에 대한 다양한 정서를 스스로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백석의 시는 마치 카메라 렌즈가 움직이는 것 같은 시각적 구성을 보여준다. 원경에서 근경으로 시선이 이동한다. 이러한 구성은 모더니즘적인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4. 객관적 상관물로서의 "국수"
감정을 직접 감정을 토로하지 않고 "국수"라는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서 공동체의 정서를 투영한다.
5. 낯설게 하기
익숙한 소재를 자꾸 "이것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당연하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백석의 기존의 모더니즘과 달리 토속적이고 향토적인 것을 현대적인 모더니즘 방법으로 재탄생 시켰다.
- 중략과 후략... 제대로 원문은 브런치 https://brunch.co.kr/@yk1377/99에서 확인 가능해요.
(2)백석 시의 리듬의 역능을 살린 시낭송법
- 함주시초咸州詩抄 1
(2)백석 시의 리듬의 역능을 살린 시낭송법
-함주시초 咸州詩抄 3
마지막 3부는 참석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었다. 참석자들은 저마다의 자기소개와 함께 시를 낭송하거나 공연의 소감을 나누었다. "그저 눈으로만 읽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생동감과 재미를 느꼈다"는 반응과 함께, "어렵게만 느껴졌던 백석의 시가 이토록 아름답고 친숙하게 다가올 줄 몰랐다"는 고백들이 이어졌다.
이번 공연은 백석 시의 정수를 ‘목소리’라는 가장 원초적인 악기를 통해 복원하려는 시도였다. 문자에 갇혀 있던 시를 현장의 숨결과 결합함으로써, 시가 가진 치유의 힘과 예술적 감동을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이는 단순히 시를 읊는 행위를 넘어, 잊혔던 우리말의 리듬을 회복하고 공동체의 정서를 나누는 ‘문화적 향유’의 장으로서 깊은 가치를 지닌다. 시낭송이 예술적 완성도를 넘어 감각의 회복과 정서적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한 뜻깊은 자리였다.
#백석시노래말꽃놀이 #백석시낭송공연 #백석시낭송법 #백석시낭송 #시낭송 #시샘 #흰바람벽시낭송아카데미
제8회 백석시노래말꽃놀이는 26년 5월 16일 토요일 혹은 17일 오후 3시에 진행합니다.
참가 신청은 5월 1일부터 접수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