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iesis, Aishesis,Catharsis
※ 김헌,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의 세 개념에 기초한 인간 행동 세계의 시적 통찰과 창작의 원리."
Poietike는 'poie'는 만든다는 뜻의 동사에서 따 왔다. 따라서 포이에티케는 일반적인 의미로 "만드는 기술"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에서의 의미를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 내는 모든 기술을 지칭하는 단어로 . 인간의 정신활동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인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며, 시는 이약, 특히 음악을 갖춘 언어 속에 담기는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없다면, 시도 없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서사시와 비극, 희극만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그는 서정시를 다루지 않았다. 서정시는 개별적인 사실을 드러낼 뿐, 뭔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 즉 시를 짓는 posesis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인이 할 일은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법한 일들을, 개연성이나 필연성에 따라 가능한 일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는 보편적인 것을 말하지만 역사는 개별적인 것을 말한다. 보편적인 것이란 여하한 성격의 사람이 개연성이나 필연성에 따라 여하한 말을 하고 여하한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인물들에게 구체적인 이믈을 부여하면서도 시가 추구하는 바다. 시인의 역할은 개별성을 떠나 보편성을 밝혀 주는 것이다. 경험하는 개별적 사실은 우연적이다. 시인은 이야기를 구성하여 인간 세계의 사건이나 행위를 보편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비극은 우연성에 의한 존재 세계를 인식 가능하게 해 준다. (골드슈미트), 시가 되려면 이야기가 만들어져야 하며, 시인 자신은 숨고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전면에서 움직여야 한다.
이상으로 포이에티케란 「시학」 에서는, 보편성에 잇닿는 이야기를 창작하는 기술로 정의된다. 이제 시의 본질은 오로지 이야기 만들기다. 여러 사건들 pragmata를 단순한 시간축이나 인물을 중심으로 열거하지 않고, 즉 개연성이나 필연성에 따라 재구성하여 하나의 단일한 행동 praxis으로 구상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플롯의 창작이다.
※서안나(2013). 백석 시에 나타난 감각에 관한 연구, 촉각을 중심으로(석사학위 논문). 한양대학교 대학원, 서울.
1. 감각을 통한 존재의 깨달음
- 감각은 육체와 정신의 두 차원에 걸쳐 있으며, 인간이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생물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해 주는 통로이다. 백석은 시각 중심의 위계적 감각에서 벗어나 오감을 통합적으로 운용함으로써 독자가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2. '살(flesh)을 통한 정체성의 회복
- 백석의 시는 시각적 주체를 약화시키고, 맛, 냄새, 촉각 등이 혼융된 '살(flesh)의 감각을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사물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의 직접적인 경험(촉각)을 통해 주체와 타자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시 속의 대상과 하나가 되는 체험을 하며 잃어버린 자기 정체성을 되찾게 된다.
3. 공동체적 소속감과 원초적 세계
- 백석은 음식의 냄새나 피부로 느끼는 온기나 촉각 같은 근접 감각을 활용하여 유년의 기억과 고향의 정서를 불러낸다. 이러한 감각의 전이는 '나'와 '타자'를 수평적인 관계로 연결하며 평등한 공동체적 질서가 살아 있는 원초적 세계를 구현한다. 예를 들어 '모닥불'을 함께 쬐거나 '진맥'을 받는 행위 등은 살과 살이 맞닿는 촉각적 소통을 통해 고향과 가족에 대한 강한 소속감을 되살리는 역할을 한다.
4. 살을 느끼는 주체
백석 시의 생생한 감각 묘사는 관찰자로서의 자아를 살로 느끼는 주체로 전환시켜 타자와의 경계를 없애고 근원적인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존재를 새롭게 느끼게 한다.
5. '살(flesh)의 감각'이란?
- 현상학자 메를로 퐁터(Merleau -Ponty)의 철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이 용어는 단순히 피부에 닿는 느낌을 넘어서 주체와 대상이 하나로 녹아드는 상태를 의미한다.
6. 보는 주체에서 '살'을 감각하는 주체로의 전환
일반적으로 우리는 눈(시각)을 통해 대상을 나와 떨어진 객체로 바라본다. 하지만 백석의 시에서는 시각이 촉각이나 다른 오감으로 전이되면서, 시적 화자의 대상(사물, 타자) 사이의 경계까 허물어진다.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살'과 대상의 '살'이 서로 스며드는 원초적인 교감을 의미한다.
7. 위계 없는 평등한 공동체
서구 근대 시가 '시각'을 통해 대상을 분석하고 지배하려 앴다면, 백석의 '살'의 감각은 평등성을 지향한다. 시 속에서 나열되는 수 많은 음식, 물건, 사람들이 위계 없이 병렬적으로 배치되는 구조(통사적 반복)는 모든 존재가 '살'이라는 근원적인 감각으로 연결된 공동체적 질서를 구현한다.
8. 고유 감각과 원초적 세계
'살의 감각'은 인간이 태어나기 전이나 아주 어린 시절에 느꼈던 원초적 세계를 복원하는 힘을 갖는다. 백석의 시에 등장하는 북방의 방언, 토속적인 음식(국수 등), 가족들이 모여 있는 풍경 등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다. 독자로 하여금 시공간 속에 직접 몸(살)로 들어가 있는 듯한 현존감을 느끼게 한다.
9. '살의 감각'이란
대상을 눈으로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일부처럼 느끼고 받아들이는 가장 깊은 단계의 촉각적 공감이라고 할 수 있다. 백석 시의 특유하고 따뜻하고 끈적하며 생동감 넘치는 정서가 바로 이 '살의 감각'에서 기인한다고 말하고 있다.
포에이시스, 아이스테이시스, 카타르시스는 백석의 시에서
기억창조 ->감각 인식 ->정서 해소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문학치료적 가치를 발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