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을 위한 시 해설과 감상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출처 - 1934년 2월에 발행된 문예지 『문학(文學)』 통권 제2호에
묻는데 대답은 않고 왜 웃고만 있는지 그 이유가 참 궁금했던 때가 생각이 났다. 이 시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인정도 많다. 옥수수도가 익으면 와서 같이 와서 먹자고 한다. 남쪽으로 창을 내고, 밭을 갈고 힘들게 일을 하고 있다.힘이 들어서 구름처럼 가볍게 살아보고 싶었을 텐데, 구름이 꼬신다 해도 가지 않겠단다. 돈이 없어도 새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강냉이가 익걸랑 같이 나눠 먹자고 한다.
시인이 살았던 시기는 나라 전체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있었다. 누구든 시대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힘든 시기에 썼던 작품이라고 보기엔 시가 너무나 아름답다. 그러나 자세히 읽어보니, 시에서 추구하는 바가 자연과 함께 하면서 성실한 노동과, 공동 분배와, 정착하여 한 곳에 자신만의 삶을 가꾸는 데에 있다. 사상이나 이념 한 줄 없이 이념보다 더 높고 숭고한 삶을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왜 사느냐고 물었을 때에는 대답 자체를 회피하고 딴 짓을 하는 것이 관건인데, 우리가 사는 것에 자꾸 이유를 찾는 것 자체가 피곤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한 마디로 답할 수 없는 것들이라서 오래 생각하느라 웃고 마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와 시의 특징]
작가 - 김상용 (金尙鎔, 1902~1950)
평안북도 용천 출생으로, 휘문고등보통학교와 경성법학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주로 1920년대와 1930년대에 활동하며 서정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시를 많이 발표했다. 그의 시는 자연을 통해 삶의 본질과 동양적 사상을 탐구하는 경향을 보이며, 특히 달관과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작품들이 많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그는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염원과 더불어 삶의 이치를 달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그의 문학 세계는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시낭송을 위한 준비]
소박한 삶의 태도와 자연에 대한 사랑, 그리고 달관의 경지가 잘 드러나는 시이다.
평온함과 여유로움: 시 전체에서 느껴지는 평화롭고 한가로운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읊조리듯이 낭송한다.
소박함과 자연 친화적: 꾸밈없고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과 교감하는 화자의 모습을 담아내야 한다. 인위적이거나 과장된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달관: 삶의 번뇌를 초월한 듯한 달관의 태도, 특히 마지막 "왜 사냐건 / 웃지요." 여유롭고 한가한 느낌을 살려준다.
느린 호흡과 차분한 어조: 시의 내용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도록 천천히,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낭송하세요. 마치 자연 속에서 명상하듯이 깊은 호흡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적절한 쉼과 강약 조절: 각 행의 의미가 잘 전달되도록 적절한 곳에서 쉼을 주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서는 살짝 힘을 주거나 음의 높낮이를 조절해 본다.
[낭송을 위한 시구 정서 분석하기]
"남으로 창을 내겠소." (단호하면서도 담담하게)
"밭이 한참 갈이 / 괭이로 파고 / 호미론 풀을 매지요." (농사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실제 삽질이나 호미질하는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듯한 리듬감으로)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자연스러운 거절, 살짝 미소 지으며)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새 소리를 듣는 즐거움을 담아 부드럽게)
"강냉이가 익걸랑 /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손님을 맞이하는 너그러움과 정겨움을 담아 따뜻하게)
"왜 사냐건 / 웃지요." (가장 중요한 부분. '왜 사냐건'에서는 질문을 던지듯 잠시 멈추고, '웃지요'에서는 모든 질문에 대한 초월적인 답변을 하듯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
감정의 절제: 과도한 감정 표현보다는 내면의 잔잔한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담담하고 절제된 표현이 이 시의 깊이를 더해준다.
시선 처리와 제스처: 시선을 너무 한곳에 고정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청중과 소통하려는 듯한 느낌을 준니다. 과한 제스처는 피하되, 자연스러운 손짓이나 표정으로 시의 분위기를 돕는 것도 좋다.
시 여러 번 읽기: 시를 소리 내어 여러 번 읽으면서 각 행의 의미와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분위기 상상하기: 남쪽으로 난 창밖 풍경, 밭을 가는 모습, 새소리, 익어가는 강냉이 등 시에 묘사된 장면들을 생생하게 상상하며 감정을 이입해 본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나므로 창을 내게쏘]
'남으로': [나므로] - 평범하게 발음.
'창을': [창을]
'내겠소': [내게쏘] - '겠'은 [게]로, '소'는 [쏘]로 발음한다.
밭이 한참 갈이 [바치 한참 가리]
'밭이': [바치] - 'ㅌ'이 뒤의 '이'와 결합하여 [치]로 발음됩니다 (구개음화).
'한참': [한참]
'갈이': [가리] - 'ㄹ' 뒤의 '이'는 [리]로 발음.
괭이로 파고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호미론 푸를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구르미 꼬인다 갈 리 이쏘]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새 노래는 공으로 드르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강내이가 익껄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함께 와 자셔도 조쏘]
왜 사냐건 [왜 사냐건]
웃지요. [욷찌요]
억양: 표준 발음은 중요하지만, 시 낭송에서는 기계적인 발음보다는 시의 정서와 분위기를 살리는 억양과 강세 조절이 더욱 중요하다. 위에 제시된 발음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의미 단락별로 끊어 읽는 연습을 해본다.
속도: 전체적으로 느리고 여유로운 속도로 낭송하여 시의 달관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이 관이 된다.
감정: 감정은 과하지 않게, 소박하고 담담한 느낌을 유지하되, 마지막 '웃지요'에서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여운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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