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낭송을 위한 시 읽기와 감상
백석의 시는 독특하고 개성이 강하다. 그는 전통적인 소재와 향토적인 정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하였는데, 가난하고 소박한 삶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는 것이 그의 시의 특징이다. 그는 토속적인 어휘와 비유를 즐겨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방법으로 그는 자신의 시를 독특하고 개성 있게 창작할 수 있었다. 아래에서 소개하는 백석의 '가무라기의 낙'에서 백석의 이러한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소박한 삶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으며 토속어휘를 사용하여 시골의 느낌도 잘 살리고, 생생한 현장감도 살리고 있는 시다. 함께 읽어보자.
가무라기의 낙/백석
가무락조개 난 뒷간거리에 빚을 얻으러 나는 왔다
빚이 안 되어 가는 탓에
가무라기도 나도 모두 춥다
추운 거리의 그도 추운 응달쪽을 걸어가며
내 마음은 우쭐댄다 그 무슨 기쁨에 우쭐댄다
이 추운 세상의 한구석에
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
내가 이렇게 추운 거리를 지나온 걸
얼마나 기뻐하며 락단하고
가지런히 손깍지베개 하고 누워서
이 못된 놈의 세상을 크게 크게 욕할 것이다
-『여성』 3권 10호, 1938.10.
== 시샘의 시 해설과 감상 ===
빚을 얻으러 가는 길은 얼마나 무안하고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했을까. 그렇게 어렵게 빚을 구하러 갔지만 빚을 얻지 못하고 빈 손으로 돌아올 때의 심정은 또 얼마나 무너져 내렸을까. 그런데 엉뚱하게도 우쭐댄다. 기쁨에 우쭐댄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 추운 세상의 한구석에 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 가난한 나를 기뻐할 것이라고 희희낙락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가난하지만 그럼에도 가난 덕분에 세상에 더럽혀지지 않고 맑게 살아가는 친구를 기뻐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맑은 친구가 가난하게 사는 것은, 불행하고 힘들게 사는 것은 세상 탓이지 친구 탓이 아니란다. 친구는 손깍지베개를 하고 누워서 세상을 욕할 것이란다.
가무라기의 낙이라고 해서 일본말인 줄 알았는데, 가무락조개를 뜻하는 우리말이다. 가무라기는 시인 자신이기도 하다. 가무라기도 춥고 나도 모두 추운 가난한 존재들이다. 독특한 우리말 표현이 아름답다. '락단'하고라는 표현도 독특한데 일상에서는 '희희낙락'이라고 할 텐데, 앞 글자 빼고 말하기니 잘 알던 말이라도 낯설고 예쁘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시인은 가난한 것을 맑고 고결한 삶으로 연결했다. 슬픔과 좌절을 오히려 고결함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으로 수용하고, 자신의 고단한 삶을 오히려 높은 삶이라고 여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백석(본명: 백기행) 1912년 평안도 정주 출생. 1996년 사망.
시인, 소설가, 번역문학 작가, 문학평론가로 활동했다. 향토적인 서정성과 토속적인 어휘를 사용하여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했다.
백석의 나이 18세 때 1930년에 조선일보에 단편 소설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만 22세 1934년에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백석은 조선일보 출판부에서 일하는데 이때 '여성'잡지 편집하는 일을 했다. 이후 백석의 만 24세의 나이가 되는 1936년에 첫 시집 '사슴'을 출간하여 시인으로서의 입지를 자리매김했다.
*어휘 풀이
가무락조개 – 백합과의 조개.
뒷간거리 – 뒷골목
락단하고 – 소리내어 크게 웃고
*표준발음법
가무락조개: [가무락조개]
뒷간거리에: [ 뒤깐거리에] - ' [깐]으로 발음되며,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뒤의 '간'이 된소리로.
락단하고: [낙딴하고] - '락단'은 [낙딴]으로 발음하며, 'ㄱ' 받침 뒤에 'ㄷ'이 올 때 'ㄷ'이 된소리로 변함.
손깍지베개: [손깍찌베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뒤의 '지'가 된소리로 남.
*시 낭송 시 어조와 감정
이 시는 가난하지만 맑고 순수한 친구와의 유대감을 통해 세상의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화자의 마음을 담고 있다. 따라서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어조로 낭송하되, 추운 현실 속에서도 친구로 인해 벅차오르는 기쁨과 위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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