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은 내게 기도 같은 것이었다

-시낭송 동아리 시샘에 대한 김광식 시인님의 소감

by 시샘 김양경

시샘 시낭송 소감문/ 김광식 시


나는 시가 좋아

무작정 시샘 문을 두드렸다

이끌리듯 마음 따라 걸어간 길

그런데 참 묘했다

입에서 흘러나온 한 줄의 시가

어느 순간 내 마음 깊은 골짜기로

물처럼 흘러들었다.

그냥 읽을 땐 몰랐던 떨림이었다


소리 내어 한 음절씩 내뱉다 보니

그 시는 어느새 남의 것이 아닌

나의 상처 나의 기억 나의 이야기였다

그때부터 시낭송은 내게

작은 고백이 되었고

흩어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기도 같은 시간이 되었다

세상에 치이고 사람에게

상처받으며

감정은 문을 닫고 말은 가시가 된다

하지만 시를 읽는 그 순간만큼은

내 안에 숨은 슬픔과 그리움이

밀리 듯

조용히 나를 불렀다.


시샘은 그런 곳이다

입이 아닌 마음으로 말을 건네는 자리

낭송은 대화가 되고

박수는 안부가 되며

한 줄의 시가 서로를 안아주는 시간

그 중심엔 김양경 선생님의 꾸밈없는 지도력과

묵묵한 헌신이 있었다


그분의 따뜻한 품이 있었기에

시샘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빛나는 자리가 되었다.

시를 따라 나는 나를 마주했고

그 만남 속에서 사람을 이해하는

눈빛 하나를 더 배우게 되었다

침묵의 깊이를 알게 되었고

말보다 따뜻한 마음의 무게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 나는 말할 수 있다


시가 내 삶으로 들어온 이후

나는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조금 더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그리고 조심스레 바란다

내 입술에서 피어난 이 한 줄의 시가

누군가의 지친 하루 끝에서

작은 등불이 되어주기를.


=== 시샘의 시 읽기와 감상 ===

위 시는 시샘의 회원께서 시샘시낭송 공유 밴드에 올려주신 글이다. 시샘시낭송 동아리 활동을 1년 정도 꾸준히 활동하신 분의 글이다. 시샘은 회원이 올려주신 이 글 한 편에 울컥했는데, 시샘의 5년 동안의 노력이 더욱 값지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회원의 글에는 시샘시낭송 동아리에서 하는 시낭송 활동이 회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 알 수 있게 하는 좋은 예가 된다. 시샘이 혼자서 아무리 주장을 한다 한들 이것에 대해 실제로 경험한 분들이 공감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시샘의 회원들 대다수는 시샘의 시낭송 활동의 효과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감탄하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김광 회원의 시를 살펴보면서 어떤 내용으로 공감하고 감동을 받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그냥 읽을 땐 몰랐던 떨림이었다"


시낭송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저 시를 읽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눈으로 읽거나 중얼거리며 읽거나 그게 뭐 대수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김광 회원은 1년 이상 시낭송 활동을 하고 보니 그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낭송은 그냥 시를 읽는 것과는 다른 차원을 느낄 수 있게 되는데, 그 이유는 감정의 이입 때문이다.

시샘 시낭송은 시 중심 시낭송을 한다. 회원님의 소감처럼 시낭송을 통해 감동을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시낭송을 할 때 오로지 시의 의미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시에 집중한다. 시에 감정을 실으려면 시의 의미와 시인이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를 알아차려야 그에 맞는 감정을 실어 표현할 수 있다. 시샘은 회원들이 시를 잘 이해하고, 시를 낭송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리고 규칙을 세워서 시를 낭송하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시낭송에 집중하여 들을 수 있도록 한다.


시샘은 한 때 시낭송 활동을 하기 위해 시낭송 공연 현장을 돌아다녔던 적이 있다. 화려한 무대가 마련되어 있었고, 시낭송가들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시낭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낭송가가 한 명씩 시낭송을 했다. 그러나 청중석은 언제나 텅 비어 있었고, 몇 안 되는 청중마다 시낭송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하기 일쑤였다. 심지어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떠드는 사람도 있었다.

시낭송가는 며칠을 두고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하는 것인데, 아무도 그의 시낭송에 귀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그의 현장에 있는 심사위원 몇명만 듣고 있었던 것인데, 심사위원은 시낭송가를 평가하고 등급을 나누기 위해서 듣고 있었던 것이다.

시샘이 경험했던 시낭송 현장의 모습은 이런식으로 지나치게 기능화가 되어 있었다. 시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행사나 평가에 집중하고 아무도 듣는 이 없이 무대에서 시낭송가 혼자서 낭송을 하고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시낭송을 했을 때 시샘은 전혀 힐링되지 않았다. 오히려 허탈하고 불쾌했다. 심지어 시낭송을 하다가 틀리거나 실수를 하면 매우 난감해졌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했다.

시낭송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인식의 새로운 관점을 얻기 위한다면, 이런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시에 집중하고 시낭송가에게 집중해 주어야 한다. 시샘의 시낭송 시간에는 모두가 시에 집중하고 시낭송에 집중한다. 그래야 회원님의 소감대로 마음이 떨리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나의 상처 나의 기억 나의 이야기였다


어떤 시든 그 시 안에는 내가 담겨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시에 담긴 화자와 그것을 읽는 독자 사이에 정서적 교감(交感)을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시에 담긴 이야기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나의 상처와 나의 기억이 떠오르게 된다. 그래서 시를 천천히 감정을 넣어 낭송하는 것을 듣는 동안에 청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연을 떠올리고, 자신이 겪었던 사건을 떠올리고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활동은 개인에게 매우 유의미한 활동이다. 이렇게 잊고 있었던 감정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분의 심리적 억압에서 헤어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는 심리적 억압의 많은 부분이 그냥 이런 식으로 떠올리기만 해도, 다시 기억해 내기만 해도 그리고 그것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기만 해도 해결이 된다. 그래서 바쁜 일상 중에서도 어느 때고 자기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런 시간을 따로 갖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낭송은 대화가 되고

박수는 안부가 되며

한 줄의 시가 서로를 안아주는 시간


시샘 시낭송 동아리에서는 회원들 간에 사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친해지는 것과 무례함의 경계가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친해지는 건 좋다. 그러나 몇 번 모임을 같이 하고 나서 상대에게 긴장감이 풀리거나 혹은 예의바르지 않게 하거나 하는 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시샘시낭송 동아리의 목적은 뚜렷하다. 시낭송에 있다. 시낭송 모임에 있지 않다. 시낭송을 하고 서로 깊이 있는 교감을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인간 관계를 편하게 하기 위해 모이는 것도 아니고 인간관계를 넓히기 위해서 모이는 것도 아니다.

공자는 친구나 부부 사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상대를 손님 대하듯이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고 했다. "상대여빈(相待如賓)"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를 손님 대하듯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자는 이렇게 서로를 삼가고 존중해 주는 데서 진정한 깊은 정과 신뢰감이 쌓인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친근하고 거친 것보다는 약간 서먹하더라도 상대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낫다. 그래야 시낭송을 할 때 시낭송에 집중하여 듣고, 집중해서 들을 때 시낭송을 하는 이가 시낭송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이해가 된다. 위의 소감문처럼 박수를 쳐주고, 박수는 서로에 대한 안부가 되고 안아주기가 되는 것이다.


나는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시낭송 활동을 하기 전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지고 유연해지는 것을 경험했다는 회원의 소감은 당연한 결과이다. 시낭송을 제대로 감상했다면 마음에 여유는 자연스럽게 생긴다. 마음의 크기가 커지는데 매사 별 일도 아닌 일에 호들갑을 떨거나 하찮은 일에 감정 낭비를 하지 않게 된다. 위에서 설명한 바대로 심리적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고 관심의 폭이 넓어져서 다양한 사건에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이전에 자신이 알던 것, 자신을 묶어 두었던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인생의 종착점에 도달하게 됐을 때 어떤 모습의 나를 만나고 싶은가라를 질문을 해 본다.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부드러워진 나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마음은 좀 더 넓어지고 감성은 풍부해진 나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 보았다. 김광 회원의 소감처럼.


시샘시낭송 동아리는 성북구에 있는 성북정보도서관의 지원으로 매월 2,4주 일요일 오후 3시에 성북정보도서관에서 모임을 갖는다. 도서관은 언제든 누구에나 열린 공간이다.


시샘의 시낭송은 누구나 즐길 수 있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언디에서든 즐길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당신의 사회적 지위가 높든지 낮든지,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적든 많든, 부자거나 가난하거나, 형제가 많거나 혼자이거나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관심도 갖지 않는다. 시샘시낭송 동아리는 오로지 시낭송을 통해서만 당신을 만날 것이고. 당신과 대화할 것이며, 당신을 위로할 것이다.


김광 회원의 소감처럼 당신도 이런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면 언제든 오시라. 시낭송을 배우기 위한 수강료도 무료이고, 공간 사용비용도 무료이다. 비용도 들지 않는데도 시샘의 시낭송은 매우 교양 있는 수준 높은 취미이고, 당신이 어디서든 꾸준히 할 수 있는 취미이며, 당신을 생동감 있고 활기차게 해 줄 동아줄이 될 것이며, 당신 스스로를 사랑하게 하는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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