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시

- 중학생을 위한 시낭송 수업

by 시샘 김양경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내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출출이*:뱁새

마가리*:오막살이의 평안북도 방언

- 자료 출처 백석 시집 "사슴"(1936)


== 시샘의 시 해설과 감상 ===

사랑과 순수한 삶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은 시이다. 도시의 비루하고 가난한 현실을 떠나 눈 덮인 산골로 가고 싶은 화자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온 세상에 눈이 푹푹 내리는 것처럼 사랑으로 인한 마음에도 눈이 푹푹 내려서 온통 세상이 사랑에 휩싸인다. 그리고 하자는 나타샤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타샤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간절한 화자는 혼자서 나타샤가 온 것을 상상하고 있다. 사랑하는 나타샤와 함께 더러운 세상을 떠나 산골로 가자고 한다.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할 것을 믿고 있고, 어디에서 그것을 알고 당연히 그렇다는 듯이 흰당나귀도 좋아하며 응앙응앙 울음을 운다.




■작품 분석

(1)구성

4연으로 구성되었으며 내면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1연에서는 나는 가난하지만 나타샤를 사랑하는 내 마음에 흰 눈이 푹푹 내리고 있다고 말한다.

2연에서는 소주를 마시면서 나타샤가 오는 것을 상상하고 있다. 나타샤가 오면 세상을 버리고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고 한다.

3연에서는 나타샤가 오지 않을 리 없다고 하면서 벌써 내게 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나타샤가 오면 세상을 버리고 산골로 갈 건데 그건 절대 세상에 져서 가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떠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4연에서는 사랑하는 마음처럼 눈이 푹푹 내리고 나와 나타샤는 서로 사랑을 하고 이를 축복해 주듯 당나귀가 울어준다고 한다.


(2)시어 해석

향토적인 시어를 사용해서 토속적이고 순수한 분위기를 표현하였다.

출출이 : 산새'의 한 종류를 뜻하는 평안도 방언

마가리: 오막살이'를 뜻하는 평안도 방언

색채 이미지: '흰 당나귀', '흰 눈'과 같은 흰색의 이미지는 화자가 추구하는 순수함과 깨끗함을 상징한다. 이는 더러운 현실과 대비되는 순수하고 이상적인 삶의 공간을 의미한다.


(3)시적 화자

가난한 현실 속에서 외로움과 고뇌를 느끼지만, 사랑과 순수함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진 인물.


(4)표준 발음과 어조

눈이

[누:니]


낭송 어조와 톤:

1-2연: 쓸쓸함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독백조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는 부분에서는 고민하는 듯한 톤

3연: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와 함께,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에서는 단호하고 비장한 의지를 드러내는 톤

4연: 순수한 사랑에 대한 믿음과 행복감으로 가득 찬 부드럽고 밝은 톤으로 마무리.


이 시는 낭송할 때 화자의 감정 변화에 맞춰 쓸쓸함-고민-결의-행복 순으로 톤을 조절하면 시의 깊이를 더욱 잘 전달할 수 있다.


(5)주제

가난하고 속된 현실을 벗어나 순수한 사랑을 이루고 싶은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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