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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근 Sep 01. 2023

Last Paradis 발리

#1


평화로운 마을 '발리'가 리조트와 쇼핑몰, 클럽이 즐비하게 늘어선 휴양지가 되리라곤 누구든 상상하지 못했다.


1962년 호주에서 개봉한 서핑 영화 'Morning of the earth'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여행객들은 히피 문화 운동이 한 참이던 60년대 특별한 규제가 없었던 발리에서 서핑을 즐기며 공공연히 마리화나를 피우며 자유와 평화 그리고 사랑을 노래했다.

서구사회의 흔한 자동차, 오토바이 등의 동력 장치가 없었던 발리는 험난하기도 했지만 사회가 금기시한 마약, 동성애, 성적인 자유 등등... 이 허용된 마지막 천국(Last Paradise)이었다.



이들의 행동은 당연히 로컬에게 영향을 주었고 나쁜 예가 외국인들을 상대로 비치에서 서핑 수업을 해주는 '꾸따 카우보이'다.

이들의 성매매 실태는 2010년 '천국의 카우보이'라는 다큐로 제작되며 널리 알려졌으며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발리 에이즈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참고로 발리 에이즈 대책 위원회 조사 자료를 보면, 발리의 주도, 덴파사르의 집창촌 여성 1,500명 중 약 20%가 HIV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1969년 응우라이 국제공항이 개항과 함께 단체관광을 위한 대규모 개발이 시작되었는데 판타이 사누르(Sannur)와 꾸따(Kata)가 그 중심이 되었다.


# 2


1960년대 초 발리를 여행했던 그들이 8~90년대엔 4~50대로 경제력을 가지게 된다.

이들이 다시 발리를 찾아왔을 때에는 리조트를 중심으로 부동산에 많은 투자를 했었는데 누사두아, 짐바란의 개발과 꾸따, 러기안, 우붓지역의 시설 확대로 이어졌다.


전쟁 배상금으로 건설된 발리 비치 호텔

또, 이 시기엔 자바나 롬복 인근 섬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이주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의 종교는 발리 전통 힌두교와 달리 이슬람교다.

당장 생활 기반이 없었던 그들은 상업에 치중하게 되었고 전통적 사회 계층과 관계없이 부를 축적하면서 발리 갈등의 원인이 된다.


발리와 여행자들을 향한 종교적 갈등과 시기는 2002년 10월 12일, 202명이 숨지고 209명이 부상당하는 최악의 자살 폭탄 테러로 이어진다.

피해가 가장 컸던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 정부는 알카에다와의 연관성을 주장했지만 자국 이슬람 원리주의가 사실상 근원이다. 물론 연관도 있지만.


폭탄 테러 이후 2007년 외국인 관광 통계를 보면 1위가 일본인, 2위가 대만, 3위가 오스트레일리아, 4위가 한국, 5위가 말레이시아, 6위가 영국, 7위가 독일, 8위가 프랑스, 9위가 미국, 10위가 네덜란드다.

순위에서 보듯 유러피언들이 에이시언으로 바뀌었고 최근엔 중국 여행객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90년대부터 히피 문화가 일본 대중문화로 바뀌었고 최근엔 중국과 한국 문화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 3


어느덧 히피 세대가 은퇴 세대가 되었다.

그들은 젊은 날을 추억하며 여생을 발리에서 머물기를 희망하며 러기안, 스미냑, 짱구, 우붓 지역 실버타운 프로젝트에 투자하였다.


일본과 중국의 대규모 기획 부동산도 역시 함께 움직였다.

올해를 기점으로 꾸따 해변은 한국인을 비롯 아시아의 젊은 서퍼들이 가득할 테다.

그들은 여자 친구와 자신을 위해 비치워크, 스미냑등에서 쇼핑할 것이며 빌라를 렌털해 생활할 것이다.



은퇴한 히피 세대들은 빌라 임대 수입과 비치웨어 매장 수입으로 실버타운에 거주하며 아침이면 꾸따 해변에 나와 에이시언들을 지켜보고 오후면 타운 내 빠에서 빈땅 맥주를 마시며 1969년 우드스탁 록 페스티벌을 볼 것이다...



#마무리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발리는 동서양의 문화가 잘 조화되어 있고 세련된 수공예품과 체험/액티비티, 요가, 비건푸드, 저렴한 물가 등 전 세계 여성 여행자들의 최고 인기 관광지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최근 중화문화권 상류층들이 꾸따, 스미냑 일대 쇼핑센터, 카페를 휩쓸며 쇼핑관광객의 주류가 되고 있다.
또한 20~30대 유럽피언, 한국 연예인들도 짱구, 우붓, 길리 등을 주거지로 장기체류하고 있으며 20대부터 70대 은퇴세대까지, 동양과 서양, 남녀노소 모두 아우르는 관광지이다.


발리에서 1시간 거리 ... Komodo National Park

한국의 발리사랑은 세계 4위(2007) 방문국가에서 알 수 있듯 각별하다.

허니문 패키지로 시작되었지만 서핑, 트레킹, 쇼핑, 미지탐험 등등... 롬복, 코모도, 루사페니다 등등...
개척해야 할 관광요소와 관광지가  널려있다. 
한국인들의 발리여행, 이제 시작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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