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디를 가느냐는 여행이 끝나고 나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런던 브릿지보다 목 터져라 응원한 맨유 박지성 경기가,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보다 선술집에서 맛 본 수제 소시지가 더 기억나며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이 더 많은 삶의 영감을 주더라.
하지만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그래 박물관은 많이 봤지!"라며 스스로 위로하며 돌아서고,
서핑이나 스쿠버다이빙, 번지점프는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돌아서고,
현지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적인 공연들을 경제적 이유로 그냥 지나친다면 여행의 절반은 버리는 것이다.
남을 위한 인증샷보다는 내가 느끼고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남는 건 사진이 아니라 나 자신의 행복이 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의 비중은 7%밖에 안되고
몸짓과 제스처의 비중이 55%, 음성과 어조의 비중이 38%다.
- 메어비안의 연구
영어에 대하여 너무 두려워하거나 집착하지 마라.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는 말을 몰라도, 영어를 몰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초등학생 수준의 영어로 해외를 지금껏 돌아다니고 있다.
존중의 마음을 담아 약간의 용기만 내면 몇 개의 단어로도 누구나 소통이 가능하다 그리고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의외로 적다.
여행을 떠났으면 우리는 여행자지 학자나 기자가 아니다.
사람을 안다는 건 하나의 미지의 세계를 보는 것이다.
여행을 더욱 가치 있게 하는 건 또 다른 세계들을 수시로 만난다는 것이다. 여행에서 사람은 너무나 중요하다.
하지만 이 세계가 꼭 좋은 것만 있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당신이 여행자라면 감정에 이끌려 무조건 받아들이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마라.
코팡안(Ko Pha Ngan) 풀문 축제에서 분위기에 취해 피우지도 못하는 담배를 받아 피우거나 버켓 칵테일을 벌컷 벌컷 마셨다간 범죄에 노출되기 십상이며 그동안 함께했던 친분으로 잘 모르는 여행자의 물건을 다른 나라에 옮겨주다 마약 밀매범으로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친했던 현지인, 한국인 여행자에게 사기나 성폭행을 당할 수도 있다.
경고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렇다고 미지의 세계로 떠난 여행자가 어떻게 혼자만 다닐 수 있겠는가?
사람을 대할 때 지나치게 감성적으로만 보지 말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때는 제어가 필요하다.
어차피 한두 번 사람에 울고 사람에 웃는게 여행이지만 만신창이가 되는일은 스스로 피해야 한다.
언급한바 배낭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게 된다.
그들과의 추억을 공유하고 각자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sns와 메신저를 이용한다.
페이스북 담벼락과 그룹 또는 카톡 단체방을 만들어 소식을 전하는데 요즘은 간단하게 사진을 올리고 태그를 통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여행자는 외롭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더욱 외롭고 그립다.
당연히 sns에 집착하게 되고 그 집착은 여행 내내 휴대폰을 잡고 있게 한다.
몸은 스페인이지만 마음은 방콕, 서울에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에게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두 달 사이에 모든 것을 보여주기란 불가능하다.
여행이 주는 분위기 때문에 다소 과장된 감정을 이입해 극도의 동질감을 가져다주는데 이는 혼자인 시간이 길수록 그때의 상황들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한다.
중독은 여러 사람들이 관심 속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혼자 남게 되는 여행자들에겐 치명적인 유혹이 된다.
중독 현상은 여행이 끝나고도 한동안 지속되며 아예 현실에 적응 못하고 또다시 떠나는 여행자들도 많다.
하지만 인생이 여행이며 우리는 떠남과 만남을 반복하게 되기에 현실을 받아 드리고 적응해야 한다.
나 또한 매번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여행 중독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눈만 뜨면 sns였고 모든 것을 의식하며 행동하는 나 자신 때문에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평생 여행하며 살아야 하기에 좀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
여행 준비물 체크 리스트 보면 대략 70여 가지가 된다.
이 모든 걸 챙긴다고 챙겨도 빠뜨리거나 이외에 필요한 것들이 항상 생긴다.
집에서야 1년에 한 번 사용하든 10년에 한 번 사용하든 창고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꺼내 서면 되지만 여행에서는 나 빼고 모든 것이 짐이기에 때문에 줄이고 또 줄려야 한다.
하지만 여행은 욕심과의 전쟁, 언제 가는 필요하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여행 중 하나 둘 구입하거나 여행자로부터 물려받다 보면 점점 짐의 무게는 감당하기 힘들어지며 매번 이동 때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여행은 일상생활처럼 편할 수 없다.
완벽하게 준비한다는 건 있을 수 없으며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여행을 영향을 줄 점 외에는 줄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생필품은 최소한의 양으로 현지에서 그때그때 구입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항공사 위탁 수하물 기준이 15Kg이기 때문에 짐을 15Kg으로 맞추는 게 좋으며 70가지 여행 준비물을 65L 배낭에 채우면 대략 맞다.
체력은 필수이며 이 정도 배낭도 혼자서 감당 못한다면 매번 필요한 물품을 빌리거나 사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동남아에서 해양 레포츠나 장기간 교육이 필요한 스킨스쿠버, 서핑 교육을 받는 여성 여행자들에게 현지 가이드(강사)가 노골적 제안이나 불쾌한 신체접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빈번하면 방명록에 한글로 조심해라고 쓰여있다.
계약 전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에 대한 거부 의사를 기분 나쁘지 않게 꼭 언급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불쾌한 일이 생겼다면 항의는 하더라도 싸움은 피해야 한다. 대부분 지역인을 편들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 등 몇 개 국가는 집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완벽하게 계획한다 해도 기후, 식사, 숙박, 교통, 사람... 정말 많은 속성들로 구성된 여행은 항상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생각해보면 8일 동안 내내 비가와 젖은 옷을 입어야 했던 히말라야 트레킹이며 잘못된 음식으로 인한 배탈, 설사로 탈진까지간 중국 여행, 사람에 울고 사람에 웃었던 동남아 여행 등등...
생각대로 계획되고 진행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전체적 성격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획을 수정하며 진행해 왔던 것 같다.
더군다나 생각지도 못했는데 평생을 살고 싶다는 곳이 나타난다면?
다음 일정을 위하여 적당히 보고 지나쳐야 하는 걸까?
사실, 다음에 다시 와야지 하고 맘먹은 곳은 많지만 다시 가본 곳은 의외로 드물다.
더 좋은 곳이 나타날 수도 있고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 못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험한바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게 좋다.
다음에 또 온다는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다.
모든 일정을 중단하더라도 그곳에서 원 없이 맘껏 누려야 한다는 것을 오랜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