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by 로다온

덤덤하지 않았다.

괜찮지 않았다.
그렇게 숨죽여 우는 법을 배웠다.


봄날 오기를 기다렸는데,
내내 겨울이었다.
가끔은 추웠고, 쓸쓸했고, 외로웠다.
꽃 피길 기도하며 물을 줘도,
차가운 날씨에 물마저 얼기 마련이었다.


너무 보고픈 날이면,
내 마음을 아는 듯
미친 듯 비가 내렸다.


이제 봄날이 오는구나, 설레어도
아직 나는 마르지 않은 작은 웅덩이였다.
늦게 잊어도 좋아,
오래 기억하길 바란다.


괜찮을 줄 알았다,
서럽게 울었다,
잊은 줄 알았다.
그렇게 서서히 잊는 법을 배웠다.


봄날 오기를 기다렸는데,
너무 빠른 시간이었다.
가끔은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었는지,
짧은 순간 떨어지는 벚꽃잎처럼
바람만 불어도 쉽게 잊혀질 줄 알았다.


네가 생각나는 날엔,
떨어지는 꽃잎처럼
예쁘다가 아프다.


벚꽃 피는 사월은 애매해서,
알 수 없는 날씨에 낫지 않는 감기에 걸렸다.
늦게 만나도 좋아,
오래 바라보길 바란다.


따뜻하기도, 잔인하기도 한
돌아오는 애매한 계절에,
울어도 웃어도
잊는 법을 잊어버렸다.


봄이 오는 날에야,
비로소 익혔을 너를 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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