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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을 위한 신체활동(운동)

by 이타카

수술이 끝난 후 의사 선생님이 걷기 운동을 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잘못들은 줄 알았다. 한 뼘이나 되는 수술 자리가 퉁퉁 부어있는데, 운동이라니. 의사 선생님 말로는 대장이 제자리를 찾게 하려면 걸어야 된다고 했다. 마음으로는 벌떡 일어서 성큼성큼 걷고 싶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저릿저릿하고 묵직한 통증이 수술자리로부터 솟구쳤다. 첫날은 포기, 둘째 날에 재시도. 꿈틀대는 것만도 고문었지만 어쩌겠나 대장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데. 지지대를 잡고 슬금슬금. 그렇게 운동이 시작되었다.


퇴원 한 후, 인터넷을 찾아보니 하루 1만 보를 걷는 게 대장을 잘라낸 환자에게 좋다고 했다. 1만 보라. 느릿느릿한 걸음이면 2시간은 족히 되는 거리. 몸 상태는 1만 보는 고사하고 1천 보도 어려운데. 고민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하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꾸준히 걸었다.


내가 빠른 시일 내에 건강을 되찾은 이유 중 하나는, 다소 무리가 되더라고 열심히 운동하려 노력했기 때문인 듯하다. 지금도 주말이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간혹 의문이 들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런 운동이 암 예방에 과연 적절한 것인가.


WHO의 암 전문조직인 IARC(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에서는 운동을 신체 활동(Physical Activity)의 범주에 넣어서 설명하고 있다.


신체 활동(Physical Activity)은 체중에 관계없이 대장암, 유방암, 자궁 내막암의 가능성을 줄인다. 더하여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어 신장암, 췌장암, 식도암, 담낭암 등의 위험을 줄이게 된다. 신체 활동이 암에서부터 보호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혈당 수치, 인슐린 및 관련 호르몬, 성 호르몬, 염증 및 면역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체중 증가를 막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으로 주어 결과적으로 암 위험을 떨어뜨린다.


신체 활동은 근육을 사용하는 모든 동작을 의미하기 때문에, 운동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활동도 포함된다. 직업, 여가, 가사, 장소를 오가는 활동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신체 활동이 여가활동이나 출퇴근 활동일 가능성이 높다.


신체활동은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 가벼운 신체활동은 서 있기, 걷기, 느린 속도로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 탁구, 골프가 있다. 둘째 중간 강도의 신체활동은 활발하게 걷기, 중간 속도로 자전거 타기. 테니스, 배드민턴, 야외 노동 등이 있다. 셋째 격렬한 강도의 신체활동으로는 등산, 조깅, 빠른 속도로 자전거 타기, 무거운 짐 운반, 축구 등이 있다.


신체 활동은 많이 할수록 좋다. 서기, 걷기, 가벼운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 계단 오르기 등 약한 강도의 활동을 꾸준히 해도 유익하다. 성인은 주당 150분 정도의 중간 강도의 신체활동, 75분의 격렬한 강도의 신체 활동이 도움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하루 최소 60분의 중간 강도에서 격렬한 강도의 신체활동이 필요하다.


나는 중간 강도 이상의 신체활동, 그러니까 운동을 일주일에 적어도 200분 이상 한다. 주로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에 나누어하는데, IARC는 150분을 쪼개서 해도 되고, 몰아서 해도 된다고 했으니, 나는 IARC에서 권하는 수준 이상의 신체활동은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암연구소(American Cancer Institute)에 따르면 일주일에 150∼300분 정도의 중강도 유산소 활동 또는 75∼100분 정도의 격렬한 유산소 활동을 권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2일 이상은 근육 강화 운동을 권고하고 있다. 유산소와 근육 강화 운동의 균형이 좋다고 한다.


신체활동은 대부분의 암환자에게 안전하며, 암환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신체활동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1) 불안, 우울 증상, 피로를 즐이고 삶의 질과 신체적 기능에 긍정적이고, 2) 유방암 관련 림프 부종이 있거나 발병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도 신체활동은 안전하며, 3) 뼈 건강과 수면 질 향상에도 도움된다는 증거가 있다. 4) 불충한 증거지만 신체활동이 심장 독성 또는 화학요법으로 유발된 말초 신경병증을 예방하거나 치료 내성 개선, 성기능, 통증, 메스꺼움 등에 도움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신체활동을 통해 유방암 환자의 경우 사망 위험이 40%, 대장암 환자는 30%, 전립성 암 환자는 33% 감소했다.


출처 : https://www.cancer.gov/about-cancer/causes-prevention/risk/obestity/physical-activity-fact-sheet


국제암연구기금(WCRF:World Cancer Reseach Fund)에 따르면 신체 활동이 대장암, 유방암, 자궁 내막암을 감소시킨다는 한다. 그리고 제한적인 증거이지만 식도암, 폐암 및 간암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추가 연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한다.

출처 : https://www.wcrf.org/dietandcancer/exposures/physical-activity



종합하여 보건대, 돈벌이를 하면서 적정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농사가 떠오른다. 하지만 농사는 농약 없이는 짓기 힘든 일이니, 이 부분이 고민이다. 농약 없이 농사를 한다는 식의 욕심을 부렸다간 노가다의 끝판왕이 될 지도. 실제 농사를 지으려면 실현 가능한 방법을 짜내야한다. IARC에서 제시하고 있는 암을 유발한 가능성이 있는 농약을 알아보고, 이를 사용하지 않는 농사를 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농사지을 땅 부터 알아보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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