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입생이 있어 연락드립니다.'
3월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입니다. 아빠 손을 꼭 잡은 아이 하나가 교실 앞 복도를 서성입니다. 몸통 만한 가방을 메고, 신발주머니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두리번거립니다.
낯선 도시,
새로운 학교,
익숙하지 않은 얼굴들.
아홉 살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4월에 가까워진 아침은 고요하게 흘러갑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하루가 시작됩니다.
가방을 정리하고, 책을 꺼내고, 아이들은 조용히 자리에 앉습니다.
오는 시간은 달라도 아이들의 모습은 비슷합니다. 선생님도 아이들 사이에 앉아 함께 책을 읽습니다.
3주가 만든 교실입니다.
오늘은 그 풍경 속에 새로운 아이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조용히 교실로 들어와 빈자리에 앉습니다. 알려준 대로 가방과 책상을 정리하고 독서를 시작합니다. 두 손으로 꼭 쥔 책 위로, 동그란 눈이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핍니다.
1교시 국어 시간입니다.
아이들은 국어책을 펴고 조용히 선생님을 바라봅니다.
전학생 아이가 책상 서랍을 뒤적이다가, 사물함을 열어 뭔가를 찾습니다. 빈손으로 돌아옵니다. 아이의 책상 위에는 맞지 않는 책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어-가 책이 필요한데, 이건 국어-나 책인데?"
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책상에 놓인 책만 바라봅니다. 뚫어지게 바라보면 글자가 바뀔 것처럼 한참을 움직이지 않습니다.
"혹시 국어-가 책이 없어?"
아이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입니다.
"괜찮아. 이사하느라 너무 바빴을 수도 있어. 내일 가지고 오자."
아이는 보일 듯 말 듯 작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2교시 수학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이번에도 아이의 책상은 비어 있습니다. 수학책도, 수학익힘책도 보이지 않습니다.
나도 모르게 숨이 한 번 멈췄다가, 조용히 흘러나옵니다.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제야 전학생 아이를 기다리는 우리 반 아이들이 보입니다.
지난 3주 동안 쌓인 공기입니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리를 찾아갑니다.
"괜찮아, 모르면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돼."
근처에 앉은 아이 하나가 전학 온 친구에게 우리 반의 방법을 알려줍니다.
이 교실은 그렇게 익숙해집니다.
우리 반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말이 없어서 어색했고,
조용해서 서로를 오래 바라보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자리를 찾았고,
선생님도 이 교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늘 우리 반에 다시 처음이 들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