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9일 알림장
오늘은 자살예방교육이 있는 날입니다. 아이 하나가 교실 앞 게시판에 있는 주간학습안내의 시간표를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식단표 메뉴만 줄줄 읊어대던 1학기와 달리, 2학기가 되니 다음 시간 무엇을 할지 시간표를 챙겨 보는 친구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주간학습안내에 '자살예방교육'이라는 단어를 본 아이 하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립니다.
으! 자살은 싫어. 난 오래오래 살 거야.
아이의 조용한 속삭임에 선생님은 입술을 앙 다물고 웃음이 새어나가지 않게 소리를 죽여 봅니다. 아이다운 표현입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가기. 선생님 또한 아이들에게 가장 바라는 모습이지요.
요즘 학교 현장에서 자살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십여 년 전, 제가 가르친 아이의 자살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즈음, 아이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내 제자의 원치 않는 소식에 한동안 허망함에 휩싸였었습니다. 2008년 해맑게 장난치며 웃던 열세 살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게 그려지는데, 무엇이 그리 바빴을까요?
내 아이들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힘들고 슬픈 일도 많겠지만 그 속에서도 행복과 희망을 빛을 발견하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봅니다. 아마 올해 아이들의 모습에서 과거 내 제자의 모습이 겹쳐 더 애틋한가 봅니다.
자살예방의 첫 단계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줄 여유가 있을 때 우리는 상대도 품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오늘 자살예방교육은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적고, 자유롭게 친구들을 만나 서로가 듣고 싶은 말을 건네봅니다. 오늘은 선생님도 참여합니다. 선생님은 스스로에게도 이 말을 많이 하지만, 너희들에게 들으면 더 행복할 것 같다는 설명과 함께 선생님이 적은 문구를 보여줍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올 한 해 선생님 제자가 되어 행복했어요.
아이들은 배시시 웃으며 자신이 적은 문구를 들고 함께 마음을 나누어 봅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친구를 만나 서로에게 듣고 싶은 말을 보여주고 들려줍니다. 쑥스러워 하지만 최선을 다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봅니다.
활동을 마치고, 생각보다 낯간지러웠다는 아이부터 듣고 싶은 말을 잔뜩 들어 행복하다는 아이까지 생각은 다양하지만 얼굴에는 만족감이 가득합니다.
2025년 12월 9일 알림장
서른다섯. 나 자신 사랑하기
1. 나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 해주기
2. 상대에게 긍정적인 말 해주기
나 자신에게 보낸 사랑과 위로의 말이 결국 나를 키우는 바탕이 되겠지요. 스스로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 상대에게도 사랑을 나눠줄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하고 본인이 느꼈으면 합니다. 낯간지럽지만 서로에게 마음을 건넨 이 순간이 우리 아이들을 좀 더 단단히 채워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바라봅니다.
여러분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