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의 화요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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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27)
이작가노트
2022. 5. 3. (화)
“프랑스의 낭만과 시인 라마르틴Aphonse de Lamartine 은 종종 자신의 가장 뛰어난 시 중 하나를 어떻게 쓰게 되었는지를 이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어느 날 밤 숲길을 거닐고 있을 때, 한 편의 시가 완성된 형태로 섬광처럼 떠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마르틴이 세상을 뜬 후 그의 서재에서는 바로 그 시를 여러 해 동안 수없이 고쳐 썼던 방대한 분량의 원고가 발견됐다.”
_ 움베르토 에코, 《젊은 소설가의 고백》, 레드박스
서랍은 없지만, 서랍 같은 폴더에 숱한 원고들이 있다. 중편동화 2편, 단편동화 6편, 동시 48편, 에세이 24편. 어쩌면 고쳐 다시 쓸 수 있을까, 고치고 또 고친다. 수백 번 고치면 책으로 나올 수 있을까,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까. 정말, 퇴고를 그만하고 싶어 책을 냈다는 작가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그만 고치고 싶지만, 고치면 한결 나아진다. 불필요한 부사나 형용사를 빼고, 설명문을 비유로 바꾸고, 생생한 입말로 표현한다. 한 문단을 통으로 삭제도 한다. 눈물이 난다.
시간을 들이고, 엉덩이를 붙이고, 눈이 침침해지면 조금 좋은 글이 된다. 네 아이 엄마이자, 워킹맘, 자유로운 영혼아, 시간부터 만들자. (주르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