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의 화요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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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28)
이작가노트
2022. 5. 10. (화)
[나아가는 것이라곤, <동사의 맛>]
“그저 습관일 뿐인지 아니면 집 안에 있기가 답답해서인지 늘 집 밖으로 나가지만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다르지 않으니 어딘가로 나아간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모든 것이 한데 같다고나 할까. 이렇게 낱말을 주물럭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낼 뿐이니 나아가는 것이라곤 기역에서 니은으로 나아가는 낱말 뿐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_ 김정선, 《동사의 맛》, 유유출판
‘나가다’와 ‘나아가다’를 재밌게 풀어쓴 김정선 작가의 문장을 읽으며 인생이 잘 나아간다는 말은 어떤 건지 생각한다. 나아가길 원하고, 나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마흔 언저리를 지난 나는 다시 뒤로 가고 있다. 오래 쉰 탓에 다시 사회초년생이 되어 처음부터 일을 배우고 mz세대 직원들의 조직 환경에 적응해간다. 가끔은 웃기지 않은데 웃을 때도 있고, 아가리강사 송은이님처럼 옛날 경험담과 조언들을 늘어놓고는 멋쩍어한다. 늙어가는 속도만 힘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뭐 어떠랴. 대한민국도 오늘 성큼 뒤로 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