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의 화요문장 (37)
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37)
2022.07.12.(화)
[생존 공부, <정신분석적 진단, 성격구조의 이해> 따위를 읽는다.]
“매 시간 열심히 듣고자 했으나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이었고, 눈을 가린 채 뭔가를 찾으려 더듬거리는 것 같았다. 이런 불안은 여러 선생님의 지도와 가르침 덕분에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어떤 허전함과 모호함은 남아 있었던 것 같다. 내담자를 이해할 수 있는 어떤 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어렴풋하더라도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해 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내담자를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_<정신분석적 진단, 성격 구조의 이해> 역자 서문 중에서.
정신과 의사도 아니고, 임상심리사도 아닌 사회복지사이자 사례관리자이기 때문에 일하면서 정신과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만나면 고민이 된다. 어떻게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40년을 살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본 사람이지만 경험은 제한적이다. 내담자를 향한 공감과 이해엔 경험이라는 것이 잘 쓰이지만 구체적이고 정확한 공감과 이해에는 더욱 전문적인 도구와 틀이 필요하다. 현장 경력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시대는 변하고 가족구조와 환경은 더 다채로워졌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아이를 받아주는 병원의 출입문은 좁고 작다. 업무의 강도는 높아지고 업무량도 슬라임처럼 쭉쭉 늘어난다. 체력과 더불어 나의 보잘것없는 경험과 경력도 탈탈 털렸다. 새벽마다 운동을 한다. 그리고 공부를 한다. 마흔이 넘어서 하는 진짜 생존 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