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2).
[2021.11.09. 화요일]
“당신은 거대한 숲의 가장자리에 선 소녀일 뿐이다. 겁이 나긴 하겠지만, 대신에 당신은 근사한 식사를 하거나 근사한 식사를 만들고, 꽃집에 달려가거나 막 문 앞에 도착한 꽃 상자를 연다. 나중에는 이런 일들을 대단한 기백을 발휘해 해내게 되지만, 이때는 그와 상관없이 이루어진다.
당신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먼저 당신은 멈춰야 pause 한다. 기백을 발휘하려면 일단 멈춰야 하듯이. 그저 심호흡만 하려는 것이라 해도.
행복한 노년은 맨발로 다가오며, 그와 함께 우아함과 상냥한 말들을 가지고 온다. 음울한 청춘은 절대 알 수 없었던 방식으로.”
_메리 루플 지음 │박현주 옮김│《나의 사유 재산》│카라칼
요즘 부쩍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하루든, 일주일이든, 일 년이든. 내가 하는 모든 영역의 노동이나 생각들, 심지어 그토록 사랑했던 책 읽는 행위마저도 멈추고 싶다. 아직 폐경 혹은 완경이나 노년기에 접어들지 않았지만, 자주 죽음을 생각하고 우주의 저 끝에 나를 던지고는 나를 다시 바라본다.
아넌딜라이트와 가수들이 만든 노래가 음원 차트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쉬어’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에는 ‘쉬어’라는 단어가 서른 번 정도는 나온다.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쉼 없이 달리고, 쉬이 잡히지 않는 목표와 삶의 몫에 무게를 느끼고 있다. 약간의 휴식과 안식을 번갈아 누리며 살기에는 생이 짧은 것일까 혹은 우리의 속도가 빠른 것일까. 아니면. 집이 없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