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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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7).
#이작가노트
[2021.12.14.]
다시 부서지는 시간
“봄 날씨라 한들 단단한 돌 위에야
어찌 정원을 가져오겠느냐?
흙이 되어라. 그리하여
온갖 색깔로 꽃을 피워라.
그 동안 너는 울부짖는 바위였으니
이제 실험을 위하여, 흙이 되어라 (81p)”
_루미 짓고 이현주 풀어 엮음 .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샨티
오랫동안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네 아이를 돌보며 아이들이 나의 공동체요 작은 사회였다. 아이들과의 관계 혹은 숱하게 읽은 책으로만 생성된 언어와 감정들은 집밖의 것들과 달랐다. 다시 일을 하게 되면서 어떤 특정한 집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딱히 환영받지 못하는, 긴장감이 팽배한, 건조하고 가파른 내리막길 같은 곳이다. 물론 노동 자체의 즐거움과 보람은 있지만 나를 깨어 다시 흙이 되는 고초의 시간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처음으로 엄마 없는 저녁식사를 하게 된 사남매. 아침에 엄마가 만든 음식들을 따뜻하게 데우라고 일러두었다. 첫째가 서툰 손으로 분주하게 세팅을 했단다. 대견하다. 사남매가 둘러 앉아 식사를 했는데 꽤 수월했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의 출근을 아직도 반대하는 막내는 퇴근하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너무 조용한 식사였어.”
식탁에서 처음 경험하는 외로움과 적막함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경험만이 아니길 바란다. 흔들리며 깨지며 작아지다가 다시 꽃을 피우는 경작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알록달록 정원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