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타투르크를 만나다!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16 - 터키 앙카라

by 류광민

사자는 왜 여기에 있을까?

아침에 카톡으로 최영희 박사와 연결이 됐다. 저녁에나 만날 수 있단다. 그래서 오늘은 앙카라 여행을 하기로 한다. 앙카라 지하철을 이용해서 아타투르크 기념관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겨본다.

터키의 아버지라 불리는 건국 지도자 아타 투르크에 대한 터키인들의 존경심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게 해주는 곳이다. 입구에는 사자의 거리가 있는데 사자상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리스부터 터키 어디에서도 사자가 살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신성하고 중요한 건물마다 있는 사자상.

사자는 왜 자기가 살지도 않은 곳에서 이렇게 긴 세월 동안 문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20190225_114749.jpg
20190225_123417.jpg
20190225_124346.jpg


여성이 이름을 가지게 되다!

자연스럽게 묘지 밑에 있는 박물관으로 들어가 본다. 박물관은 무료이지만 터키 박물관 중에서 가장 잘 관리되고 있는 곳이다. 터키가 오스만 제국이 붕괴된 이후, 여러 나라에 의해 지금의 터키 땅이 점령당했던 시절에 얼마나 터키를 찾기 위해 싸워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실감 나게 그려져 있는 그림에서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IMG_4800.jpg
20190225_133117.jpg
20190225_133539.jpg
민중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웠던 내용들이 그림으로 잘 전달되고 있다. 우리도 민중들이 흘렸던 피를 통해 나라를 지켰던 역사가 이 그림들을 통해 함께 그려진다.

그렇지만 이웃 나라들 또한 오스만 제국이 자신들을 점령했었던 과거 사실에 또한 좋은 감정을 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 또한 자신들의 입장에서 보는 역사관 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이웃나라와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드문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닐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타투르크가 독립전쟁의 리더로서의 역할만이 아니라 건국을 이끈 혁신 리더로서의 모습도 잘 볼 수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성의 인권과 교육에 신경을 썼던 리더에서 그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1930년대에 여자에게 이름을 부여하도록 하였단다. 그 당시만 해도 여자 이름은 아버지의 성으로만 지칭되었단다. 그러니 인구 파악도 잘 안 되었을 것이고 여성 인력을 국가의 발전 동력으로 삼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미래 사회의 발전 동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식견을 가진 선지자로서 보인다.


"안녕하세요?"

우연히 들린 박물관 카페에서 만난 한국어 전공인 군인(이곳에서 한국어 안내를 맡고 있는 군인 복무 중인 청년)과의 이야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내와 둘이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 앉아 있던 청년이 우리에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한다. 깜짝 놀라서

“안녕하세요. 그런데 어떻게 한국만을 이렇게 잘해요.”

“서울에서 1년 동안 있었어요.”

“일 년 만에 그렇게 한국어를 잘해요. 혹시 이전에 한국어를 공부했나요.”

“사실 전공이 한국어인데 서울의 외대에서 일 년 공부했어요.”

그럼 그렇지.

“혹시 이곳에 대해서 더 궁금한 게 있나요.”

“아까 아타투르크 전시물 중에서 여자에게 이름을 부여했다는 것을 보았는데 그 당시에 반대가 심하지 않았나요.”

“물론 심했지요. 그러나 아타투르크에 대한 신망이 너무 높아서 관철시킬 수 있었어요. 아타투르크는 죽어서도 터키 국기를 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무덤 뒤로 보면 앙카라 성 꼭대기에 터키 국기가 걸려 있지요. 무덤에서 항상 바라 보이도록 말이지요”

정말로 터키 어디에 가도 국기가 항상 걸려 있다. 터키인들의 국기 사랑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20190225_131128.jpg
20190225_173018.jpg
아타쿠르크의 유언대로 그의 무덤에서 항상 국기를 볼 수 있도록 앙카라 성 꼭대기에 국기가 걸려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일해요.”

“저는 지금 군 복무 중이에요. 터키는 6개월 의무 복무를 하면 돼요. 조금 있다가 일자리 알아봐야 해요.”

한국의 의무 복무기간이 2년 정도라는 말에 놀란다. 그 정도면 정말 오랜 기간이란다.

"그렇지. 통일이 되면 매우 짧아지겠지!"라는 말로 위안을 삼아 본다.


IMG_4816.jpg
IMG_4795.jpg
IMG_4820.jpg
박물관의 경비부터 외국어 가이드까지 군인들이 담당하고 있다.

반가운 얼굴을 보고 터키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