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27 - 불가리아 릴라 수도원
어제는 남자가 이용했던 온천 목욕탕. 오늘은 여자가 이용하는 날이다. 아침 일찍 나의 단짝 구름님이 온천 목욕을 다녀왔다. 몸이 더욱 가벼워진 아침. 오늘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은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사원인 Rila 수도원이다.
아톰은 산악지대를 넘어가더니 휴양지인 Borovert 라는 지역을 통과한다. 산을 내려와 평지를 한참 달리다 보니 비상용 비행장으로 사용되는 듯한 넓은 들판이 나타난다. 잠깐 쉬어가기로 한다.
이제 두프니차에서 고속도로를 탄다. 그리고 Rila에서부터는 계속 산속 길로 올라간다. 아마 저 산속 어디에 수도원이 있나 보다. 하루 종일 산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 보니 주행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벌써 점심때가 되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옆 빈터에 아톰을 세워두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맑은 계곡 물속에 발을 담가 보기도 한다.
시원한 계곡 물 소리로 피곤함을 씻어 버리고 나서 한참 더 산 위로 올라 가니 작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주차비는 7 Lev 란다. 이곳이 릴라 수도원이란다.
마침 우리가 들어갔을 때에는 수도원 마당에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을 깨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조용히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한다. 불가리아의 정신적 지주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우 화려하고 정교한 건물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불가리아 여행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릴라 수도원을 꼽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수도원 건물의 화려함과 더불어 나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벽화들이었다. 마치 토속신앙과 불교가 만나서 그려진 우리 절 벽화처럼 이 곳의 벽화도 그런 모습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에 마련되어 있는 박물관에 잠시 들렀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그곳에서 보았던 유물들을 통해 수도원이 종교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Rila 수도원이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오늘 정박지로서는 적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밤에 기온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산을 내려가야 한다.
올라오는 도중에 보와 두었던 카페 겸 식당 옆 주차장으로 아톰을 이동시켰다. 이 곳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수도까지 있다. 청수 통에 물을 가득 채웠다. 캠핑카 여행에서 깨끗한 물을 만나면 항상 청수 통을 채워야 한다.
식당 주차장을 이용하려고 하기 때문에 저녁을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어떤 음식인지 모르지만 주문은 성공. 음식 맛도 O.K 물론 음식 양도 충분. 심지어 남은 음식으로 우리는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기도 했다.
카드 결제는 안되고 현금만 된단다. 오늘 저녁 식사로 불가리아 현금을 모두 다 썼다. 내일은 꼭 현금을 찾아야 한다. 저녁 식사 후에는 술 한잔 하러 오는 손님들로 붐비지만 시간이 지나자 모두 돌아가고 조용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