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광민 Dec 23. 2020

루드비히 2세의 꿈이 궁금해진다!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65 - 독일 Linderhof 성

봄 햇살이 좋은 아침!

오늘(2019년 4월 24일)은 뮌헨을 떠나 8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Liderhof 성으로 가는 날이다. 통행료가 없는 독일 고속도로를 마음 놓고 달려가다 보니 주변에 설산들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봄 햇살이 너무 좋다. 고속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무료 화장실 주변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 이곳에서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 청수 통에 물을 공급. 캠핑카에 물을 보급해주는 시설은 없었지만 작은 물통을 이용해서 담을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 있는 작은 휴게 공간. 무료 화장실과 휴식용 벤치가 있었다.

고속도로가 끝나자 2차선 좁은 길로 접어들면서부터 산속 길로 들어간다. Oberau라는 작은 도시에서 23번 도로로 진입하면서부터 높은 산길을 한참 달려 나간다. 가는 길에 많은 방문객들이 모여 있는 Ethal 수도원을 지나 왼편으로 진입하여 계곡 사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니 오늘 방문지인 Liderhof 성이 나타난다. 이곳 해발고도는 900미터가 넘는다. 이곳은 주차비를 받는다. 하루에 3.5유로. 주차장 안쪽에 캠핑카 주차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Linderhof 성 가는 길 풍경

보석 같은 건물

Liderhof 성 내부를 관람하려면 가이드 동반 관람권을 사야 한다. 궁전 앞에서 시간에 맞추어 기다리는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대기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이용해서 분수 및 비너스 동산 주변을 산책해본다. 비너스 동산 위에서 내려다본 Liderhof 성은 계곡 속에 숨어 있는 보석처럼 보인다. 정갈하지만 매우 화려한 모습. 건물이 보석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공사 중이라 정원 관람이 어려웠지만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 작은 Linderhof 성

루드비히 2세는 무엇을 욕망하였을까?

Liderhof 성은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궁전을 모방해서 만들어졌고 루드비히 2세가 9년 정도 거주했던 곳으로 루드비히 2세가 매우 사랑했던 궁전이다. 내부 관람은 한국어 가이드 번역본을 제공받고 영어 가이드가 진행한다. 방은 규모가 작지만 매우 섬세하게 장식되어 있다. 

Liderhof 성 내부 관람을 마치고 나니 우리가 방문했던 헤렌킴제 궁전을 포함해서 이 Liderhof 성까지 루드비히 2세는 프랑스 궁전 모델을 모방하는데 열정을 불태웠을까 하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인간은 특정한 이상적인 모델을 상상 속에 그려놓고 그 모델을 향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려고 하는 특성을 가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프랑스 학자인 가브리엘 타르드가 "모방되는 것은 믿음이거나 욕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루드비히 2세는 무엇을 믿고 욕망하였을까? 

Liderhof 성 주변 산책길을 따라가다 보면 바그너의 오페라의 무대극 속 장면을 재현해 놓은 집을 만날 수 있다. 루드비히 2세는 바그너의 후원자였다는 사실은 너무나 유명한 일이다. 

루드비히 2세가 지은 무대극 속 장면을 연출한 오두막집

그러나 자신의 궁 숲 속에 아예 무대극 속 장면을 연출한 집을 지었다는 것은 그가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라 자신이 갈망하고자 했던 그 무언가를 실현하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면 루드비히 2세가 꿈꾸고 실현하고자 했던 세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내일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갈 것이다.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를 공연하기 위해 만든 동굴

밤하늘 별을 담을 수 없다!

오늘 밤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가는 길에 있는 1일 3유로를 내면 이용할 수 있는 대중 주차장에서 보내기로 했다. 주변에 트레킹 코스가 있는 입구에 있다. 주변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하루 3유로에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주차장과 주변 풍경. 주로 트레킹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인 듯 하다.

밤에는 차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밤하늘에는 별이 쏟아질 것 같다. 산 속이라 날씨가 춥지만 이 풍경을 혼자 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워 아내를 깨워서 밤하늘 별들을 처다 본다. 잠깐의 시간이지만 너무나 황홀한 순간이다. 카메라로 이 순간을 담지 못하는 것만이 아쉬울 뿐이다.

계곡 사이로 붉은 노을이 물들어 온다.


작가의 이전글 배려심이 있는 도시로 기억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