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38 -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오스트리아에서 호수 마을 풍경이 제일 아름다운 작은 마을 할슈타트에서 2박 3일간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인스브루크로 향했다. 내비는 독일 국경을 통과해서 다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향한 길을 안내한다. 할슈타트를 출발한 아톰은 그림 같은 풍경을 가진 산 계곡과 마을들을 이리저리 통과하더니 잘츠부르크 인근의 고속도로를 탄다. 약속만 없으면 쉬어가도 좋을 곳들이다. 오늘은 러시아 여행을 같이 하신 조 선생님 가족과 인스브루크에서 재회를 하기로 한 날이다.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해야 한다.
1) 엄숙한 분위기의 국경
잠 시 후, 독일과의 국경에 도착한다. 지금까지의 오스트리아 고속도로와는 조금 다르게 뭔가 엄숙한 분위기.
"이건 뭐지. 경찰들이 많이 있네."
오스트리아에서 독일로 넘어가는 고속도로 국경에 화물차들이 한쪽으로 줄지어 서 있다. 그러나 승용차는 속도를 낮추면서 통과한다. 아마 독일로 들어가는 화물차들에 대한 검사를 하는 것 같다. 조금은 의아한 풍경이다. 지금까지 통과한 셍겐 협정 국가의 국경 통과 시 화물차들을 별도로 검사하는 것을 못 보았는데 말이다. 화물차 중량 검사인가. 캠핑카는 당연히 승용차가 통과하는 길로 들어간다. 무사히 통과하고 신나게 무료인 독일 고속도로를 달려보자.
2) 사고가 난 상황
요금소가 없는 고속도로이기 때문에 주변 지역에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지점들이 많이 보인다. 조금 달리다 보니 반대편 쪽에서 차들이 서 있다. 아마 사고가 난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 쪽 차선의 차들도 속도를 낮추며 운행을 한다.
그런데 가운데로 차를 몰지 않고 한쪽으로 차를 붙이며 운행한다. 2차선 도로 가운데가 넓게 비어있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처음에는 왜 그러지 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아! 사고가 나면 구급차나 견인차들이 달려와야 하는데 그 차들이 잘 달릴 수 있도록 미리 비켜서 운행하는 것이구나.
말로는 들어봤지만 보는 것은 처음. 차들이 서행을 하고 나서 견인차들이 우리 앞으로 지나간 것은 그로부터 20여분 이상이 지난 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동안 이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불평 없이 옆으로 조심조심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본받으면 좋은 일인 것 같다. 오스트리아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까지 이런 교통사고가 2건이 있었다. 벌써 오후 3시가 넘어가고 있다.
3) 독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샤워가 가능할까?
독일 고속도로 휴게소는 어떤 풍경일까가 궁금해지는 것은 자동차 장기 여행자라면 당연해지는 일일 것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서 휴게소에 들어가 본다. 우리의 관심 사항은 사실 독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오스트리아처럼 샤워실이 있는가와 사용 가능한가 이다. 이번에는 아내가 카운터에 가서 물어보았다. 샤워실은 있는데 트럭 운전자들만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독일 고속도로를 긴 시간 이용하는 트럭 운전자들을 위한 서비스 시설이라는 뜻이다. 나중에 트럭 운전자라고 하고 이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쉽지만 바이 바이.
인스브루크에 먼저 와 계신 조 선생님 차가 정박 중인 주차장에 도착했다. 시내에 여행 가셨던 두 분이 자전거 타고 돌아오고 있는 중이란다. 벌써 날이 어두워져서 주변이 깜깜한데 걱정이 된다. 다행히 헤드라이트를 켜고 오는 자전거 두대가 보인다. 한 달가량 러시아 여행을 같이 한 후, 다시 한 달 만의 재회. 참 우연한 인연이 이렇게 길게 이어지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반갑게 우리 차에서 4명이 함께 모여 저녁을 하고 내일은 다른 곳으로 차를 옮기기로 했다. 우선 주차장이 비탈이고 주변 관광이나 휴식에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주차비를 내고 나가려고 하는데 동전을 넣어도 차단기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참 난감하다. 어디에 연락을 해야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까? 자세히 보니 조그마한 안내서가 붙어 있다. 문의사항이 있으면 위쪽에 있는 캠핑장으로 하라는 것이다. 차가 나가야 하니 어찌하겠는가. 걸어서 2-3분 걸리는 거리에 캠핑장이 있었다.
관리 직원이 주차비 2유로에 정박 비용으로 5유로를 추가로 내라고 한다. 안내서에는 분명 하루 주차비가 2유로라고 쓰여 있었는데 말이다.
"아니 무슨 말씀이신가요?"
이 친구의 영어를 다들 잘 알아듣지 못해서 조금 긴 시간의 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결론은 원래 고지되어 있는 요금 말고 추가 요금을 내라는 것.
"그러면 아니 되지요. "
내가 정색을 하고 말한다.
“당신은 사전에 미리 고지를 했어야 합니다.”
라는 소심한 항의를 해본다.
영어가 잘 안 되는 내가 부당한 상황에 처하니 나도 모르게 영어가 된다. 내가 영어로 항의를 하다니 내가 기특해진다.
그리고 비용을 카드로 결제하겠다고 하니 이 친구가 조금 난감해한다. 결국 우리는 2유로만 내기로 하고 동전으로 비용을 지급하였다. 합계 10유로를 벌었다.
친구는 왜 카드결제 요구에 난감해했을까? 왜 선진국인 오스트리아에서 카드 결제가 안될까? 나중에 알았지만 독일에서도 일정 금액 이하면 카드 결제를 안 해준다. 카드 결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선진국인가 보다. 영국은 가계에서 현금 결제를 없애는 곳도 많다. 오히려 카드 결제를 권장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