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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Sep 28. 2022

The red of September-4

석산-4

The red of September-4, 석산-4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60s, ISO 100


석산을 위에서 들여다보았습니다.


붉은 꽃잎 주위로

힘차게 뻗어나간 꽃술이 예술입니다.


그런데 씨도 맺지 못하는 꽃이

왜 이렇게 꽃술은 유난히 긴지요?


씨를 맺지 못하는 석산은

덩이뿌리로만 번식을 합니다.

그래서 모든 석산은 유전자 형질이 같다고 합니다.

색도 피는 시기도 거의가 동일합니다.


이 꽃은 벌과 나비가

열일을 해서 꽃가루받이를 해 줄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이 꽃의 생존 전략은

개나 고양이처럼

사람들의 반려식물로

사람들 곁에 있기로 작정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사람들에게 멋지게 보일 필요가 있어

이렇게 긴 꽃술로 치장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모만으로 반려식물이 되기는 좀 부족했나 봅니다.


석산의 뿌리는 논밭 길이나 둑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하고,

특별한 화학 물질을 분비하여

다른 잡초의 성장을 억제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효능을 어려운 말로

알레로파시(allelopathy, 他感作用 타감작용)라고 한다고 하네요.

또 두더지 같이 땅 속을 헤집고 다니는 아이들의

접근도 막아주어

사람들에게 이롭게 한다고 합니다.

농부의 조수 역할을 하는 셈이죠.


또한 사찰의 탱화나 단청에 색을 입힐 때,

석산의 알뿌리를 즙으로 내 물감에 풀어 색을 칠하면

좀이 슬지 않고 색이 잘 바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알뿌리로 풀을 만들어

불경을 인쇄하고 책을 만들 때 접착제로도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여러 좋은 용도 때문에

사람들이 열심히 석산의 알뿌리를 나누어 심어

널리 번식시키게 되었나 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먹을 수는 없도록

독성도 가지고 있어

옆에 두고 보도록만 하는 장치도 가지고 있습니다.

참 자연은 오묘합니다.


오늘은 석산의 긴 꽃술의 매력에 빠져봅니다.



꽃무릇/ 김수열


동백꽃 스민 자리

꽃무리 고운

가을을 기다립니다


맑은 기도 가득한

가을 속에 피고지고

꽃이고 싶습니다


꽃은 꽃으로

그리움을 피우고

바람은 눈물겹습니다




#red #9월 #석산 #꽃무릇 #생존전략 #긴_꽃술 #top_view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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