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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05. 2022

사라져 가는 것들-1

억새와 무당벌레

사라져 가는 것들-1, 억새와 무당벌레

Pentax K-1/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15mm, ƒ/3.5, 1/1000s, ISO 100


11월에는 많은 것들이 사라져 갑니다.

가을을 아름답게 만들던 가을꽃들도

화려하게 가을을 물들이던 단풍빛도.

많다고 생각했던 한 해의 날들도

어느새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서늘해진 바람 속에는

외로움의 기운이 가득하고

텅 비어 가는 나뭇가지 사이로

차가운 하늘빛이 쏟아집니다. 


동네에서 만난 억새는

바람에 흔들리며 가을을 보냅니다. 

그 속에 숨어 있던 작은 무당벌레 하나

흔들림이 너무 심해서인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날을 수 있는 아이지만

날지 않고 기어서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갑니다. 

무언가를 찾아 외로운 여정을 떠납니다.





외로워야 산다/ 이강흥


이 세상 어떤 것도

외로워야 산다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쳐야

피어나고, 피어나야 열매가

맺힌다


사랑도 외로워야 널 찾듯이

널 찾지 않으면

어찌 피겠는가?


이 세상 외롭지 않고

피는 삶이 어디 있으랴




#사라져_가는_것들 #억새 #무당벌레 #동네 #가을바람 #외로움 3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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