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의 색-4, 은행잎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07.5mm, ƒ/3.5, 1/1600s, ISO 200
가을 사진 중
은행잎 단풍 사진은
저에게 유독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 가을에도
은행잎은 황금빛으로 물들어
많은 사람들의 멋진 피사체가 되었지만,
몇 장 시도해보았건만
역시나 실패였습니다.
그러다 아파트 옆 작은 숲 입구에서
누군가가 자른 뒤 버린
은행나무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노랗던 잎은 말라서 말리고
황금빛은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밝은 가을빛과 대조되어
음지에서 스러져가는 은행잎들이
가슴을 아프게 한 순간이었습니다.
가을 은행잎은 이렇듯
늘 저를 슬프게 합니다.
사진에 제대로 담을 수 없어 슬프고
스러져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슬프고.
하지만 이런 가슴 아픔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겪을 수 있을지.....
가을 단상/ 용혜원
단 하나의 낙엽이 떨어질 때부터
가을은 시작하는 것
우리들 가슴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거리로 나서고
외로움은 외로움 대로
그리움은 그리움 대로
낙엽과 함께 날리며 갑니다.
사랑은 계절의 한 모퉁이
공원 벤취에서 떨리는 속삭임을 하고
만남은 헤어짐을 위하여 마련되듯
우리들의 젊은 언어의 식탁엔
몇 가지 논리가 열기를 발산할 것입니다.
가을이 푸른 하늘로 떠나갈 무렵
호주머니 깊이 두 손을 넣은 사내는
어느 골목을 돌며 외투깃을 올리고
여인들은 머플러 속에 얼굴을 감추고 떠날 것입니다.
모든 아쉬움은 탐스런 열매들을 보며
잊혀져가고 초록빛들이 사라져갈 무렵
거리엔 빨간 사과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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