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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25. 2022

이 가을의 색-15

가을 잎과 가을비

이 가을의 색-15, 가을 잎과 가을비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400s, ISO 200


벚나무 고운 단풍에
가을비가 내립니다.


창도 젖고 

가을도 그렇게 젖어

차창으로는 

붉은 가을물이 흐릅니다. 


맺힌 빗방울이 좋아

차를 멈추고

창을 닦는 윈도 브러시도 멈춥니다.


빠르게 달리면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잠시 멈추면 선명하게 보입니다.


이 가을도 빠른 발걸음으로

멀어져 가지만

잠시 멈추고 바라본

이 가을의 색은 

마음속에 선명하고 곱게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바쁜 삶 속에서

잠시 멈추는 시간은

아까운 시간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마법의 시간입니다.




가을비홍수희


온 몸을 흔들며 다가온다


밤송이처럼

고슴도치처럼

혹은

향내 싸늘한 솔잎처럼


저마다

쭈뼛 쭈뼛 솟아오른

머리카락

장미 빛 가시


사지(四肢) 쉬이 흔들리는

며칠을 애태운 몸살


이 계절 가면

거품처럼

거품처럼

그렇게 흩어지고 말


너는

추억의 끄나불을

몰고서 온다




#가을_색 #가을비 #벚나무_단풍 #차창 #빗방울 #잠시_멈춤 #추억의_시간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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