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의 가을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60mm, ƒ/3.5, 1/160s, ISO 200
어느새
감나무의 감들도 사라지고
얼마 남지 않은 가을 잎들도 사라지겠지요.
아파트 화단에 서 있는 감나무
빨갛던 감들은 누가 땄는지 보이지 않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냅니다.
열매도 떨구고
잎도 떨구고
가벼워진 몸으로
벌써 겨울채비를 합니다.
무성하던 잎들을 떨구니
조금 멀리 있던 나무도
아직 남아있는
고운 마지막 가을빛도
눈에 들어옵니다.
내가 작아지고 가벼워지면
주변이 밝아지고 돋보이는
자연의 법칙 하나를
증명해 보여줍니다.
이것도 상대성 원리인가요?
가을 / 마종기
가벼워진다
바람이 가벼워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이곳에
열매들이 무겁게 무겁게
제 무게대로 엉겨서 땅에 떨어진다
오, 이와도 같이
사랑도, 미움도, 인생도, 제 나름대로 익어서
어디로인지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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