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단풍
Pentax K-1 /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40mm, ƒ/3.5, 1/80s, ISO 200
이제 가을이 떠난 자리를
겨울이 빠르게 밀고 들어와 차지합니다.
하지만
마음속 가을의 여운은
어쩌면 이 붉은 단풍처럼
깊은 문신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을에 담아두었던
가을빛 사진들을
미처 다 정리도 못한 채
떠나보낸 가을에게
미안함과 그리움의 안부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한동안
켜켜이 쌓여있는 그리움의 가을빛 사진들을
한 장씩 꺼내어
추운 겨울 벽난로처럼
마음속에 따뜻한 불
피워보고 싶습니다.
붉은 단풍/ 김선영
가을 되니 드디어
나무의 마음 드러난다.
그대의 피
초록인 줄 알았는데
나처럼 붉은 피를 가졌구나.
환성으로 터져 나오는
단풍 속 불빛이여
옛 봄날 꽃이 지고 울던 자리에
이제야 활활 불붙어 오르는
사랑의 빛깔이여
온몸을 불사르는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그리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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