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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07. 2022

이 가을의 색-25

단풍

이 가을의 색, 단풍

Pentax K-1 /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50mm, ƒ/3.5, 1/320s, ISO 200


매년 가을이면
꼭 찾아가는 동네 단풍나무 하나가 있습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간 그 나무엔

가을이 곱게 칠해져 있었습니다.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건지

아니면 황금색 잎에

붉은 악센트로 장식을 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참 고운 가을색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뭇잎들은 하나같이 완전하지가 않습니다.

잎들은 여기저기 벌레가 갉아먹은

아픈 흔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리 고운

가을빛으로 아름답습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어쩌면 완전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몸과 마음에 크고 작은 아픔들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 가을

단풍나무 아래에 서서

저물어가는 가을 하늘과

곱게 물든 상처 난 단풍잎들을 보며

마음속이 따뜻해 옴을 느꼈습니다.


나의 남은 세월 모두가

저리 밝고 고운 사랑과 감사의 빛으로

채워지기를 소원해봅니다.




단풍나무 아래서/ 이해인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다

문득 그가 보고 싶을 적엔

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마음속에 가득 찬 말들이

잘 표현되지 않아
안타까울 때도

단풍나무 아래로 오세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세상과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저절로 기도가 되는

단풍나무 아래서

하늘을 보면 행복합니다

별을 닮은 단풍잎들이

황홀한 웃음에 취해

나의 남은 세월 모두가

사랑으로 물드는 기쁨이여




#가을색 #단풍나무 #상처_난_잎 #단풍나무가_주는_힐링 #동네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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