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빗살나무
참빗을 아시나요?
옛날 어머니께서는 아침이면
동백기름을 바른 머리를
곱게 빗고 쪽을 지으셨습니다.
이때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머리빗을 사용하셨는데
이 빗이 바로 참빗이었습니다.
빗살이 좀 성기고 큰 빗도 있었는데
이 빗을 '어리빗'이라 부르셨는데,
'얼레빗'의 방언이라고 합니다.
어릴 적
머리에 이가 있던 시절이 있습니다.
가끔 어머니의 참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머리카락 속에 있던 이가 떨어지던
지금도 몸을 움츠리게 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용되던 참빗의 빗살을 만드는데
이 나무가 사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제 기억 속의 참빗은
가는 대나무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게
젊은 세대 사람들에게는
박물관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 같을 것입니다.
한밭수목원에서 만난
참빗살나무의 열매는
한 두 개를 빼고는
벌써 껍질만 남은 채 사라져 버렸습니다.
가을이 조금 가물어서인지
잎이 말린 채 단풍이 든 가을 잎이
아주 독특한 가을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사람들 사는 모양과
사용하는 물건들은 너무도 달라졌지만,
이 나무는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같은 모양으로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붉은 열매를 맺고
단풍이 집니다.
때로는 나무와 같은 삶을 살면
더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참빗살나무의 노래/ 유유
참빗이 무엇인지 모르는 시대에
참빗과 머리카락 사이가
어떠했었는지
어찌 설명하리
참빗살나무 이름만
무심히 흔적 남겨라
이리저리 불규칙이라
마구 갈라진 수피에
끝이 뾰족 타원형
약한 톱니 가진 이파리
가지 사이에 피는 흰 꽃
사각의 붉은 열매는
네 쪽 가르며 홍자색 씨를
살짝 내보인다네
참빗살나무 희생정신
슬그머니 자랑한다
줄기는 지팡이
가지는 바구니
새순은 나물로
잎은 약이 되고
심장 모양의 열매는
술 되기도 하지만
한겨울
새들의 보존 식량
더없이 소중하여라
*출처: 제주의 소리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21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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