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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06. 2022

이 가을의 색-24

참빗살나무

참빗살나무 가을 잎


참빗살나무 열매


참빗을 아시나요?


옛날 어머니께서는 아침이면

동백기름을 바른 머리를 

곱게 빗고 쪽을 지으셨습니다. 

이때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머리빗을 사용하셨는데

이 빗이 바로 참빗이었습니다. 


빗살이 좀 성기고 큰 빗도 있었는데

이 빗을 '어리빗'이라 부르셨는데,

'얼레빗'의 방언이라고 합니다. 


어릴 적

머리에 이가 있던 시절이 있습니다. 

가끔 어머니의 참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머리카락 속에 있던 이가 떨어지던

지금도 몸을 움츠리게 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용되던 참빗의 빗살을 만드는데 

이 나무가 사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제 기억 속의 참빗은 

가는 대나무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게

젊은 세대 사람들에게는

박물관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 같을 것입니다. 


한밭수목원에서 만난 

참빗살나무의 열매는 

한 두 개를 빼고는 

벌써 껍질만 남은 채 사라져 버렸습니다. 


가을이 조금 가물어서인지

잎이 말린 채 단풍이 든 가을 잎이

아주 독특한 가을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사람들 사는 모양과 

사용하는 물건들은 너무도 달라졌지만,

이 나무는 그때나 지금이나

거의 같은 모양으로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붉은 열매를 맺고 

단풍이 집니다. 


때로는 나무와 같은 삶을 살면

더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참빗살나무의 노래/ 유유


참빗이 무엇인지 모르는 시대에

참빗과 머리카락 사이가

어떠했었는지

어찌 설명하리

참빗살나무 이름만

무심히 흔적 남겨라


이리저리 불규칙이라

마구 갈라진 수피에

끝이 뾰족 타원형

약한 톱니 가진 이파리

가지 사이에 피는 흰 꽃

사각의 붉은 열매는

네 쪽 가르며 홍자색 씨를

살짝 내보인다네


참빗살나무 희생정신

슬그머니 자랑한다

줄기는 지팡이

가지는 바구니

새순은 나물로

잎은 약이 되고

심장 모양의 열매는

술 되기도 하지만

한겨울

새들의 보존 식량

더없이 소중하여라


*출처: 제주의 소리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21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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