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 하늘
Pentax K-1/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00mm, ƒ/3.5, 1/1600s, ISO 200
가을이 그믐달처럼 이울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더 푸르러지고
더 아름다워졌습니다.
가을 아침 파란 하늘엔
흰 그믐달이 뜨고
가벼운 새털 같은 구름도 떴습니다.
그리고
떨어지고 남은
성긴 단풍도 빛방울이 되어 떠 있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을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는지요?
가끔씩 이렇게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파란 공기를 들이마시면
마음속도 이렇게 말갛게 닦여질 것 같습니다.
아
하늘은 그냥 보는는 게 아니라
우러러보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을 하늘/ 구재기
울타리 밑에서 호박은 핑크빛으로 늙어갔다
마른 넝쿨손이 울타리목을 잡은 게 필사적이었다
은행잎이 노라니 익어가는 언덕길 끝은
푸르디 높은 하늘
어디서, 쩡쩌엉쩡, 대낮의 장끼가 울어댔다
하루가 소리 없이 빨리도 지나가지만
다가오는 먼 그림 속 빛깔들이
바람 속에서 다투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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