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10

매화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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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가 피기 시작하면

봄이 열린다고 합니다.


나비 같은 흰꽃잎 속에서

미녀의 속눈썹처럼 길게 뻗어 나온 꽃술

분명 봄을 환하게 비추는

봄의 등대 같은 꽃입니다.


추운 초봄에 꽃을 피우는 매화는

추워 움직이기 싫어하는 벌들을 유인하기 위해

짙은 향기로 무장을 합니다.


주변엔 이 꽃 밖에 핀 꽃이 없으니

향기에 이끌린 벌들에겐

매화는 초봄의 단골 맛집이 됩니다.


이제 곧

세상천지에 꽃들이 가득 피어나겠지요.

그때엔

매화는 지고

사람들은 이 꽃을 잊겠지만,

봄은 분명

매화가 피면서 시작됩니다.




매화 / 나호열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젊어서 보이지 않던 꽃들이

이제야 폭죽처럼 눈에 보인다

향기가 짙어야 꽃이고

자태가 고와야 꽃이었던

그 시절 지나고

꽃이 아니어도

꽃으로 보이는 이 조화는

바람 스치는 인연에도

눈물 고이는 세월이 흘러갔음인가

피는 꽃만 꽃인 줄 알았더니

지는 꽃도 꽃이었으니

두 손 공손히 받쳐들어

당신의 얼굴인 듯

혼자 마음 붉히는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80s, ISO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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