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18

튤립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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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들이 가득 피어나는

3월의 하순입니다.


하지만

봄꽃을 사진 찍으러

산과 들로 나갈 수 없는 처지이다 보니

동네에 핀 봄꽃만 사진에 담습니다.


지역농산물 직거래장 입구에 있는 화원에도

봄이 되니 봄꽃들이 많습니다.

그중 튤립들이 특히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진에 담기에 참 아름다운 꽃이거든요.


수줍은 붉은색 튤립 두 송이가

셀로판 종이에 포장되어

다른 튤립들과 함께

양동이에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튤립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사지는 못하고

사진에만 담아왔습니다.


사진 찍기에는 열악한 환경이어서

두 송이만을 남기고는

주변을 흐릿하게 처리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히려 특별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창의성은 제약을 사랑한다

creativity loves constraints


제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발휘해야만 하기 때문이겠지요.


저는 자연스러운 꽃사진을 좋아하지만,

때로는 주변 처리가 어려울 때

꽃의 색깔만을 남겨 추상적인 작품을 시도합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에도

아름다운 꽃물이 드는

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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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음 / 이풍호


꿈속에서

어딘가를 아득히 오고가다

깨어난 새벽


마시면 기침할 것 같은

솔내음


바람에 스며들어

잎새를 돋운다.


촉촉이 젖어오는 땅위를

쉬지 않고 맨발로 밟으면

이 아침에는

생각들이 넉넉해진다.


오직 사랑하므로

살아있음이여


그리움은

그립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가슴속에서

저절로 우러나온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50s, ISO 200


#다시_봄 #튤립 #화원 #추상 #포토에세이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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