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보내는 석양과 벚꽃

by 박용기



3월은 매화가 피면서 시작되어

비슷한 모양의

살구꽃, 앵두꽃, 자두꽃을 피우며

숨 가쁘게 달려와

벚꽃을 피워내고는

이내 4월을 만나 돌아서고 맙니다.


외손녀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차 앞 저 멀리 지고 있는 석양이 너무 고왔습니다.


사진에 담고 싶어 주문을 외웠습니다.

내 바로 앞에서 신호가 바뀌어

설 수 있기를.


정말 기도가 통한 걸까요?

거짓말처럼 제차가 맨 앞에서

시야를 확보하면서

신호에 걸렸습니다.

할렐루야!


하얗게 핀 벚꽃과

막 잎들이 돋아나는 나무들 너머로

붉은 3월 말의 석양이

카메라 앵클에 들어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차를 세우고

아파트 주차장 가에 있는 벚꽃 사이로

스며드는 저녁녘 빛도

벚꽃과 함께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렇게

3월이 준 멋진 선물에 감사하며

이제 4월을 맞이합니다.




벚꽃/ 안재동


천지에 저뿐인 양

옷고름 마구 풀어헤친다


수줍음일랑 죄다

땅 밑으로 숨기고

백옥같이 흰 살결 드러내

하늘에 얼싸 안긴다


보고 또 보아도

싫증 나지 않는 자태

찬란도 단아도

이르기 부족한 말


수십 여일 짧은 생

마른 장작 타듯 일순 화르르

온몸을 아낌없이 태우며

세상천지를 밝히는

뜨거운 사랑의 불꽃


아무리 아름다워도

찰나에 시들 운명,

순용이나 하듯

봄비와 산들바람을 벗 삼아

홀연히 떠나버린 자리에

오버랩되는

고즈넉한 그리움




Pentax K-1 /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3월 #석양 #벚꽃 #4월 #포토에세이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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