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면-2

수선화

by 박용기


수선화(水仙花)

물에 사는 선녀(水仙) 같은 꽃이라는 말이겠지요.


정말 봄비에 젖은 수선화는

물에 사는 선녀같이 아름답고 신비합니다.


그리고 보니

물에 사는 선녀를 본 적은 없네요.

하지만 상상 속의 모습이라

얼마든지 아름답게 그려볼 수 있습니다.


수선화는 영어로 Narcissus

혹은 daffodils로 불립니다.


나르시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나르키소스(Νάρκισσος, Narcissus)로부터 왔습니다.


용모가 아름다운 미소년인 나르키소스는

수많은 사람들과 님프들이 사모하여 구애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하였다.


숲과 샘의 님프인 에코(Echo)도 그를 사랑했지만,

들은 말의 마지막 음절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어

나르키소스로부터 실연당하고

실의에 빠져 죽고 말았으며

결국 메아리만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랑을 거절당한 누군가가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Nemesis)에게

나르키소스 역시 사랑의 고통을 겪게 해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이 부탁을 네메시스가 승낙하여

나르키소스는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샘물 속의 자신만을 들여다보다

탈진하여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봄비에 젖어 고개를 숙인 수선화가

마치 샘물 속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아름다움에 빠져있는

나르키소스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름다운 수선화를 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낸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비/ 용혜원


봄비가 내리면

온통 그 비를 맞으며

하루 좋일 걷고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세상을

활짝 기지개 펴게 하는 봄비


봄비가 내리면

세상 풍경이 달라지고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내 마음에도

흠뻑 봄비를 맞고 싶다

내 마음 속 간절한 소망을

꽃으로 피워내고 싶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70mm, ƒ/3.5, 1/5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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