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들판-2

개양귀비

by 박용기


6월은 호국의 달이라고 합니다.


아직 살아계신 분들 중에

전쟁의 기억이 남아있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재 전쟁을 직접 겪어 기억하고 있는

80세 이상의 인구는 230만 명 정도로

남한 전인구의 약 4.5%에 불과합니다.


저만해도 전쟁 중에 태어나

전쟁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만 전쟁이 끝난 뒤

지지리도 가난하고 배고팠던

어릴 적 기억은 남아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제 전쟁의 기억뿐만 아니라

배고프던 그 옛날의 기억도 없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자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필요성 마저 희미해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대전천변 풀밭에서

석양빛에 만난 개양귀비꽃입니다.

사진에 맞는 시를 찾다

우연히 캐나다의 시인 존 매크레이 (John McCrae)가

제1차 세계대전 때 썼다는

시 한 편을 만났습니다.

우리말 번역 제목은 "개양귀비 들판에서"입니다.

전쟁 당시 그는 육군 중령으로 참전하여

군의관으로 활동했던 시인입니다.

매크레이는 전쟁의 마지막 해였던 1918년

프랑스 볼로뉴 지방에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캐나다에서는

매년 종전 기념일인 11월 11일 11시에

2분간 묵념 후

이 시를 낭독한다고 합니다.


지금도 6월이면

학교에서 불렀던

6.25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 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렇게 남부럽지 않은 경제력으로

잘 살수 있도록

우리나라를 지켜주신

이름 모를 수 많은 호국용사들과

먼 이국까지 와서 우리를 도와 준

참전국 용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개양귀비 들판에서/ 존 매크레이(1872~1918)


플랜더즈 들판에 양귀비꽃 피었네,

줄줄이 서있는 십자가들 사이에.

그 십자가는 우리가 누운 곳 알려주기 위함.

그리고 하늘에는 종달새 힘차게 노래하며 날아오르건만

저 밑에 요란한 총소리 있어 그 노래 잘 들리지는 않네.


우리는 이제 운명을 달리한 자들.

며칠 전만 해도 살아서 새벽을 느꼈고 석양을 바라보았네.

사랑하기도 하고 받기도 하였건만

지금 우리는 플랜더즈 들판에 이렇게 누워 있다네.


우리의 싸움과 우리의 적을 이어받으라.

힘이 빠져가는 내 손으로 그대 향해 던지는 이 횃불

이제 그대의 것이니 붙잡고 높이 들게나.

우리와의 신의를 그대 저 버린다면

우리는 영영 잠들지 못하리,

비록 플랜더즈 들판에 양귀비꽃 자란다 하여도.



In Flanders fields /Lt.-Col. John McCrae


In Flanders fields the poppies blow

Between the crosses, row on row,

That mark our place; and in the sky

The larks, still bravely singing, fly

Scarce heard amid the guns below.


We are the dead. Short days ago

We lived, felt dawn, saw sunset glow,

Loved, and were loved, and now we lie

In Flanders fields.


Take up our quarrel with the foe:

To you from failing hands we throw

The torch; be yours to hold it high.

If ye break faith with us who die

We shall not sleep, though poppies grow

In Flanders fields.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10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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