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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름 이야기-16

상사화 Lycoris squamigera

by 박용기


자주 가는 베이커리 카페 마당에

상사화가 곱게 피었습니다.


사실 이 사진을 찍기 전에도

몇 송이가 피어

사진에 담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아쉬움이 남아있던 차에

다음번 갔을 때에는

너무 예쁜 모습으로

소담하게 피어났습니다.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상사화(相思花).


상사화의 종류는 다양하여

노란색으로 피는 위도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도 있고,

주황색 꽃이 피는 백양꽃 등도 있습니다.


때로는 가을에 붉게 피는 석산도

사람들은 상사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석산도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사화는 봄에 넓고 길쭉한 잎이 나와

초여름에 스러진 후

이맘때 꽃이 피지만,

석산(꽃무릇)은 가을에 꽃이 피고 난 후

좁고 길쭉한 잎이 나와 겨울을 납니다.


여기에 이 꽃이 피지 않았다면

어쩌면 올해엔

이 꽃과 저는

서로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상사화/ 홍해리


내가

마음을 비워

네게로 가듯

너도

몸 버리고

마음만으로

내게로 오라

너는

내 자리를 비우고

나는

네 자리를 채우자

오명가명

만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가는 길이 하나이기 때문

마음의 끝이 지고

산그늘 강물에 잠기우듯

그리움은

넘쳐 넘쳐 길을 끊나니

저문저문 저무는 강가에서

보라

저 물이 울며 가는 곳

멀고 먼 지름길 따라

곤비한 영혼 하나

낯설게 떠도는 것을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115mm, ƒ/3.5, 1/250s, ISO 100


#여름_이야기 #상사화 #별베이커리카페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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