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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Nov 06. 2020

Poetic autumn-5

가을 잎

Poetic autumn-5, 가을 잎
가을이 붉게 물들었다.
비가 내리는 날 단풍은 더욱 붉다.

봄에 연녹색으로 피어난 잎들이

젊음을 다 잃은 채

이제 흙으로 돌아가기 위한 의식을 치르는 계절


여름 햇볕에 땀 흘려 일하던 엽록소들이

활동을 멈추고 은퇴를 하는 계절이다.


은퇴하는 엽록소들은

자신을 분해하여

붉은 안토시안 옷으로 갈아입는다.


화려해 보이는 그들의 옷은

어쩌면 장례를 위한 수의 인지도 모른다.


비가 내리는 날

단풍이 더 붉게 물들며 눈물 흘리는 것은

떠나갈 날이 가까웠음을 몸으로 깨닫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물이

가슴에 와 닿는 건

나도 가을 잎처럼

젊은 날들을 이미 추억으로 기억하는

나이이기 때문이리라.



단 풍/ 이상국


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잎잎이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봄에 겨우 만났는데

가을에 헤어져야 하다니


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


그래서 물감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시적인_가을 #poetic_autumn #단풍 #제천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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